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선 그림을 좋아하고 즐기는 막내를 위해 읽고 싶었습니다.

막연히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하는 그런 맘으로요. 그렇지만 읽어가면서 저희집 10대

청소년 두 아이가 저절로 제 머리에 떠오르더군요. 작년 여름 큰 딸 아이때문에

넘 힘들어 하는 저를 보던 언니가 심리상담 받아보게 한다고 데리고 갔답니다.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있었는데 이러저래하며 아이에 대한, 부모에 대한

평가를 상담선생님 입장에서 하셨더군요. 솔직히 그림 하나를 두고 아이의 심리를

다 안다는듯 일방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리 탐탁하지만은 않았었지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그냥 10대 아이들이 흔히 보이는 행동 양상을 보고

추측하는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에 맘이 언짢기도 했는데요, 이 책은

그런 방식과는 판이하게 아이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의 부단함이 느껴졌답니다.

작품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것에 대해 아이가 설명할 기회를 주는 것,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아이들 내면에 있던 스트레스들이 자연스레 풀어지게 하는

 효과을 불러오게 한답니다. 성적, 친구관계, 진로 등등 부모에게 말 못하고 답답하게

 쌓아두었던 갖가지 고민들이 하나하나 어루만져지듯 작품해설을(이야기를) 통해서

한결 밝아지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하는것이 느껴졌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간디학교 학생들이고, 저자는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교사로, 주제를 표현하는데 어떠한 틀도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생각하는대로 느끼는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하게한 후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준답니다. 머뭇거리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선생님과 소통하면서 자신이 두려워했고 감춰뒀던 저 무의식의 깊은 곳의

상처들은 이제 단단한 새살이 될겁니다.사고 역시 말랑말랑해져서 어떤 강한 충격도

받아들이는 포용력을 가진 한 인간으로 자라고 있음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네요.

마음이 하는 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그림을 통해 이해하고 소통하는 거에요.

아이와 이야기 나눌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떠한 형태로든 자유롭게 표현하게 한후

그것에 대한 아이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거라는 것이란 걸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