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26

4살 딸, 아직 만 36개월 전이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때 아침에 입고간 바지와 다르다.
"어머님, 낮잠자고 일어나서 실수했어요."

 

둘째 아이 모습과 겹친다. 스스로 옷도 입고, 양말도 신발도 신는다. 기저귀도 스스로 입는다. 앞뒤 구분은 가끔 헷갈린다. 언니 팬트를 보면 자기도 입고 싶어했다. 몇 번 입혀줬더니, 텔레비전 보면서 물이 흥건하게 흘렀다.

첫아이는 15개월 정도에 기저귀를 뗐다. 돌 지나고 응가는 변기에서 했다. 난 회사 복귀해서 아이는 주로 친정엄마와 생활하고, 주말에 나와 만났다. 대소변은 그 무렵 가리는구나 싶었다.

 

둘째는 달랐다. 두돌 생일 선물로 유아용 변기를 선물 받았다. 자고 일어나면, 쉬하자고 했는데 그렇게 싫어했다.
어린이집 친구들은 기저귀 뗐다. 여름에 친구들 동시에 기저귀 떼는 훈련을 했는데, 우리 아이는 두 달 정도 쉬었다. 시기를 놓쳐서인지, 좀 늦어서인지.

31개월 넘어가면서 아이는 "응가"라고 이야기한다. 참, 말도 느리다. 그러니 의사소통이 더 어렵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그러신다. 둘째가 오히려 더 늦을 수 있다고, 첫째때 관심 준 만큼, 놀아준만큼 시간을 보내고 있냐고 물으신다. 아니었다. 첫째는 양가집을 오가며 이모 둘, 외삼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친할머니 할아버지와 지냈다. 둘째는 언니, 엄마 둘이다. 자극을 주는 사람 수부터 다르다.
며칠 전부터 아이는 "엄마, 응가"한다. 얼마나 고마운지.

어른 변기에서 응가하고, 스스로 물도 내린다. 어린이집에서 배웠는지 휴지를 떼어 뒤처리도 한다. 뭔가 서투르지만 혼자서 하는 모습이 귀엽다.

그림책 속 엄마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직 팬티입히기는 이른가 싶었다. 나도 이번주엔 아이 팬티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야지 싶다.

그림책은 그렇다. 깨우침을 주는 책도 있고, 이렇게 내 삶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책도 있다.
지금 우리집 둘째에게 딱 맞는 책이다.

아이 변기에 스티커를 붙여줄까.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