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 아들은 그를 박사라고 불렀다. 그리고 박사는 우리 아들을 루트라고 불렀다.
 아들의 정수리가 루트기호처럼 평평했기 때문이다.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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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였을까.
외출준비를 하면서 무심히 티비 채널을 바꾸다가 ebs에서 해주는 영화를 보게되었다. 꼬마아이와 그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 그리고 할아버지가 부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일본 영화. 
그들이 나누고 있는 대화가 웬지 심상치 않았고, 약속시간이 지나고있음에도 나는 영화제목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계속 티비앞에 앉아있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소설은 위에 적은, 루트가 루트라고 불린 이유에서 시작된다.
그 부분을 읽자마자 나는 풉, 하지 않을 수없었다. 이거 처음부터 기대되는걸. ㅎㅎ

 사실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수학자와 그의 파출부, 그리고 파출부의 아들이 벌이는 소소한 일상 얘기는 재미가 있기도 하지만 가슴 짠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내 머리속에는 김영랑 시인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하는 서정시가 맴돌았던건 왜일까.

 나중에 내 아이에게 반드시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따뜻한 책.

  

루트하면 나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치른 수학시험의 주관식문제.
'루트2가 무리수임을 증명하시오' (입학하자마자 이런문제를  ;;)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증명.
 루트2가 유리수라면, 루트2=a/b (이때 a와 b는 0이 아닌 서로소인 정수)
ㅋㅋ 나도 수학, 조아라하긴 했었지. 잘하진 못했어도.

박사가사랑한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