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작년말에 출간되어 상당한 재미를 안겨줬던 <해바라기가...> 다음 작품이라 기대가 컸는데, 이 작품도 만족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해바라기가...>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극 중 인물에 대한 묘사가 독특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이더라 라는 '인물에 대한 서술트릭'이 이 작품에서도 유효합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해바라기가...>에서 만큼 황당(?)하지는 않습니다.

귀를 가릴만큼 커다란 헤드폰을 항상 끼고 다니는 미나시와 눈 전체를 가릴만큼 커다란 선글라스를 항상 끼고 다니는 후유에 등 이밖에도 상당히 개성강한 인물들이 즐비하게 등장하는데, 이러한 인물에 대한 포장과 그 포장을 벗겨내는 방식이 맘에 들었습니다. 물론 포장을 벗겨낸 인물들의 '본 모습' 또한 놀랍습니다.

 

도청전문 탐정인 주인공이 경쟁사를 도청해달라는 회사의 의뢰를 받게되고 뜻하지 않게 살인사건을 도청하게 되면서 사건이 벌어지는데, 적당한 긴장감과 앞서 언급했던 호기심을 유발하는 개성강한 인물들 덕분에 몰입하면서 읽기에 그만입니다. 게다가 300페이지 남짓한 분량이라 순식간에 읽히더군요. 그만큼 전개도 깔끔하고 난해한 것도 없습니다. 말미에 인물들의 실체가 드러날때 즈음 분위기상 개인적으로는 비극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훈훈하게 마무리 되더군요. 그렇다고 억지 끼어맞추기 식이 아닌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결말입니다. 책 소개를 보니 '감성 미스터리'로 소개되어 있던데 아무튼 끝맛이 좋은 작품임은 틀림없습니다. 작가의 전작들, 특히 <해바라기가...>를 재밌게 읽었다거나 코드가 맞았다는 분들은 이 작품도 무난하게 받아들여질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