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 즐겨 마시는 차(茶)

인간의 건강에 매우 좋다는 연구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웰빙 트렌드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이 차를 찾고 있다.

하지만 즐겨 마시는 만큼 차의 기원이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문화인류학이나 다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매우 드물 것이다.

작가, 사진가, 큐레이터 등으로 다방면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차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이 책 한권에 담았다.

 

 

작은 차잎이 인류의 삶에 들어오기 까지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었다.

우선 이 책의 1부에서는 차의 역사와 문화사적인 면을 다루고 있었는데,

아 책을 읽으면서 차의 초기 역사와 중국의 도교가 긴밀하게 연결되었음을 배우게 되었다.

733년 중국 중부에 위치한 호북성 서호 물가에 한 아이가 버려졌는데, 도교사원 용개사의 주지인 지적선사가

그 아이를 발견하고 사원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바로 그 아이가 오늘날 차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육우였다고 한다.

사원에서 자랐던 육우는 도사가 되기 보다는 학문에 열의를 보였고, 중국 지역마다 달랐던 차나무의 재배와

찻잎의 제조법 등을 <다경>이라는 책으로 정리했다. 이 책에는 차의 기원, 차 따는 법, 제다 과정, 다양한

차의 종류, 다기, 차에 관련된 일화 등이 담겨져 있었는데, 한 마디로 차에 관한 백과사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지식들은 후대에 일본으로 전해져서 일본 다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왜 육우를 차의 성인으로

부르는 지 가늠할 수 있었다.

 

 

중국만큼이나 차 문화가 발달한 곳이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중국의 육우만큼이나 차의 대가로 추앙받는

일본의 인물이 바로 센노 리큐(1522-1591)라는 사람이다. 센노 리큐는 오사카 근처 사카이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입제종의 중심지인 쿄토 근처의 다이토쿠지에서 선을 공부했다고 한다.

이렇게 차가 온 세계로 퍼지기 까지에는 그 차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했던 사람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동양인들이 즐기던 이 차가 본격적으로 서구 사회에 퍼지게 된 배경에는 바로 서구 유럽의 식민지 야심과

관련이 깊었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서구 유럽이 아시아에 눈독을 들인 계기는 1494년 교황 알렉산데르 6세가

남북 경계선을 만들어 대서양 가운데에 토르데시아스 선을 그은 것이다. 교황은 이 선을 따라 당시 최고의 해양

강대국이었던 스페인과 포르투칼에게 비기독교 지역을 신의 이름으로 양분해 주었다. 오스만 제국의 이교도들이

아시아로 가는 육로를 막고 있어서 두 강대국은 범선을 타고 해로를 이용했다. 이런 아시아 진출에 뒤늦게 뛰어든

영국도 동인도 회사를 지으면서 막대한 자원들을 약탈해 갔다. 차가 처음으로 유럽에 수입된 해는 네덜란드 상인이

일본에서 차를 가져 갔던 1610년이라고 한다. 이때부터 유럽의 상류층과 엘리트 계층을 중심으로 차를 소비하기

시작했고, 차의 종류에 따라서 품귀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차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유럽 사회에서는 밀수품 품목에

차가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고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차의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나열하기보다는 중요한 사건들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역사적 자료나 사진들을 첨부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매우 용이했다.

차를 마시는 것 그 이상으로 차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차의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