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이렇게 잘 표현을 했는지,,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적절한 묘사들로 그 상황과 감정을 직접 느낄수 있는... 하루밤에 다 읽었는데 너무 많이 울었다...

가족들은 서울역에서 엄마를 잃어버린다. 엄마가 서울역에서 동행하던 남편을 놓쳐버린 것이다. 올케는 설마 어머님이 길을 잃어버리셨겠냐며 표지판을 읽고 찾아오실 것이라고 하지만 가족들은 엄마가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기로 한다. 그러나 전단지를 만드는 데부터 곤란을 겪고, 결국에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싸우게 된다. 엄마를 잃어버릴 동안 너는 무얼했느냐, 고.

 

 그들은 엄마를 잃어버리고서야 뒤늦게 엄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엄마가 좋아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보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계속 엄마가 옛날 큰아들이 살던 곳에서 목격되었다는 제보를 받는다. 큰아들, 형철은 엄마가 목격되었다는 곳을 찾아다니며 엄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만 엄마는 없다. 그는 뒤늦게 깨닫는다. 엄마가 평생 자신에게 미안해했던 이유, 그것은 엄마가 그의 꿈을 절망시켰다고 생각해서였다는 것을. 그는 좌절한다. 엄마를 찾는다면, 엄마를 찾는다면 다신 미안해하지 않게 잘해줄 텐데. 따스히 보살펴드릴텐데ㅡ하고.

 

 그들은 또한 엄마에게 자신들이 모르던 모습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엄마는 가족들도 모르게 생활비 중 일부를 떼어 매달 고아원에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고아원에서 찾아온 여자에게 엄마가 종종 작가인 큰딸의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던 얘기를 듣고, 아버지는 기어코 오열하고 만다. 평생 말 못할 원망을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살던 아내, 부르튼 손 두개만으로도 온갖 것들을 다 기르고 일궈내어 받아내었던 아내, 최근 몇 년 사이 자신이 누군가조차 잊는 듯 했던 아내가 생각난다. 서울을 헤메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 아버지는 딸과의 통화 중에 아내가 있을 적에는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했던 말을 담는다.

니 엄마를 부탁헌다ㅡ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