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방송하는 주부 대상 TV 프로그램을 가끔 볼 때가 있는데, 매일 주제가 정해져 있고 게스트가 달라지는 구성이 보통이다. 목요일인가에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이 나온다.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외모 때문에, 자기관리 때문에 살을 빼고 혹은 몸매를 가꾼 사람들. 그들은 before의 사진과 함께 after의 현재를 자랑스러워하면서, 그 비결을 흔쾌히 알려 준다.

먹는 것의 종류와 양을 조절하고, 아주 다양한 운동을 하는 것은 체중을 줄이는 것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인데, 사실 살이 찌는 것은 그 기본적이고 간단한 것을 실천하지 못하게 하는 마음의 문제가 가장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50가지 이유> (2012, 수잔 앨버스 지음, 행복포럼 펴냄)는 그런 점에서 우리 마음 안의 브레이크를 해제하는 것에 관련된 책이다. 먹을 것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게 하는 것, 그럼으로써 육체적으로 매력적인 몸이 되는 것을 허용하도록 마음의 문을 여는 것. 사람은 불행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행복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는 말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이런 변화에 대한 두려움 50가지에 대해 저자는 차근차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긍정적인 마음으로 바꾸어 먹게 한다.

우선 저자는 심리학 박사로서 미국의 한 가족건강센터에서 임상심리학자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식생활 문제, 체중 감량, 인체 이미지 문제, 사려 깊음을 전문으로 한다고 하니,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아주 구체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듯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려 깊음'을 '식생활 문제'와 연계하여 '사려 깊은 생각 · 식사 · 행동'으로 우리를 이끈다. 바로 '사려 깊음의 기술을 배움으로써 변명을 찾아내고 변명에 빠지지 않는 법'을 가르치고 '자신에게 말하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말이다.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사려 깊은 식생활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먹는 동안 개인적 판단을 피하는, 그 순간의 의식을 유지하는 것', 다시 말해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음식을 먹는 것'(26쪽), 그것이 바로 사려 깊은 식생활이다. 틱낫한 스님의 '마음챙김'처럼 지금 이곳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봐도 될까 싶다. 일반적으로 허기는 육체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신적 허기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할 때도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저자가 '정체된 사고'라고 이야기하는 것들, 예를 들면 '자동조종장치에 따라 행동하는 것, 극단적인 의식을 갖는 것, 생각에 매달리는 것, 심사숙고하는 것, 판단하는 것'(39~40쪽)을 피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우회로 생각'(변명, 합리화, 정당화)과 '잔소리꾼 생각'(자가 판단)을 없애는 것 말이다.

그래서 이 우회로 생각과 잔소리꾼 생각에 해당하는 50가지 생각 하나하나에 대해서 짧은 이야기를 제시한 후 '생각의 다이어트'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당연하게 하는 '체중이 줄 때 나는 행복할 거야'라는 생각도 의외로 '잔소리꾼 생각'에 속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 생각에 대해서 '현재'에 집중하라고 이야기한다. 복권에 당첨되면 처음에는 아주 행복하겠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쉬운 것처럼, 다이어트도 그런 경향이 있다. 미래의 행복을 가정해서 현재에 압력을 가하지 말고, '삶의 좋은 한부분'인 현재에 집중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한 것을 생각하라고 권한다.

 

TV에 나오는 다이어트 성공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살이 쪘을 때는 취업이나 대인관계 등 많은 면에서 제약을 느꼈고 그에 따라 좌절하면서 다시 더 먹고 더 살이 찌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는데, 살을 빼고 나니 육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자신감까지 얻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런 변화가 가능하게 했던 것은 마음의 변화 덕분이었을 것이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50가지 이유' 중에서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들을 꼼꼼히 읽으면서 마음을 조금씩 바꾼다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미래에도 행복한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