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니던 시절, 진급 시험의 한 과목으로 TOEIC이 있었다. 그간 업무차 영어로 된 논문을 계속 읽고 있었기 때문에 영어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본격적으로 문법을 공부하자니 새롭기는 했다.

정규 과목으로 영어를 적어도 6년은 배우기 때문에 우리가 배우는 영어의 양은 꽤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어권 나라에서 살다 오지 않는 이상 영어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우리말과 다른 점, 특히 전치사, 관용어구, 진행형 등의 이해가 쉽지 않았다. 형식에 맞추어 그럭저럭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고 해도, 사소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제대로 썼는지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그런 가려움을 말끔히 해결해준 것이 <Barron's No Pain Grammar> (2011, 레베카 엘리엇 지음, 북폴리오 펴냄)이다.

 

이 책은 기본적인 문법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구구절절 자세한 내용이 아니라 언제 어떤 목적으로 쓰는지에 집중해서 짧게 소개한다. 그리고 주된 내용은 사람들이 잘 틀리는 부분에 대해 짚어주는 첨삭 지도라고 볼 수 있겠다.

영어를 구성하는 요소들인 품사로 시작해서, 문장 만들기와 부호, 일치, 올바른 단어, 검토, 이메일 쓰기의 여섯 챕터로 구성된다. 틀린 문장을 놓고서 바른 표현, 또 다른 표현, 더 좋은 표현을 사용한 문장 등을 제시함으로써 내용의 확장을 돕는다.

예를 들어 우리말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문장부호인 콜론(:)은 '여기 예문이 있어요'를 뜻할 때, 나열되는 리스트 앞에, 책이나 기사 등의 부제 앞에, 시간 표현에서, 공식적인 편지나 비즈니스 편지의 인사말 부분에, 참고문헌의 권과 페이지 사이, 장과 절 사이, 비율, 연극이나 영화의 대본의 대사를 나타낼 때, 길이가 길고 공식적인 인용문이 나올 때 등에 쓰인다. 또한 세미콜론(;)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두 문장 사이, however와 두 문장 사이의 관계를 보여 주는 접속 부사 앞, 쉼표가 많은 구나 절 사이에 쓰인다.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마음을 편하게 하는 어투로 차근차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구 TOEIC에서는 잘못된 부분을 골라내는 정도만 있었지만, 뉴 TOEIC에서는 글쓰기가 생겼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진급 시험을 준비하던 때까지는 구 TOEIC이어서 수평적인 문법 이해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듣고 읽기가 아니라 말하기와 쓰기가 중요시되는 만큼, 기본적인 문법 이해에다 <Barron's No Pain Grammar>에 나오는 내용처럼 올바른 표현을 더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영어, 한 단계 더 나은 영어를 구사하고 싶은 이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