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윙스>에서 로렐은 자신이 요정임을 알았고 데이빗이라는 멋진 남자친구를 사귀었고, 타마니라는 남자 요정과 더불어 요정 세계의 사람들을 얼핏 만났다. 요정과 대적하는 존재인 트롤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했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총 4부작으로 구성될 거라는 ’윙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다 보니 배경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을 할애하는 바람에, 다음 이야기가 아주 궁금했다. 

예상 외로 빨리 만나게 된 ’윙스’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스펠스> (2011, 에이프릴린 파이크 지음, 북폴리오 펴냄)는 요정 세계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쳐내고 있다. 로렐이 여름 방학을 맞아 아발론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생산과 군대와 다른 요정을 보조하는 일을 맡은 봄 요정, 장식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등 아름다움을 담당하는 여름 요정, 식물을 이용하여 다양한 효과를 내는 약물을 만드는 가을 요정, 한 세대에 한 명 태어날까 말까 하며 세계의 문을 여는 힘을 비롯한 커다란 능력 덕분에 요정 세계의 왕족으로 대우 받는 겨울 요정이 요정 세계를 구성한다. 겨울 요정으로 갈수록 신분이 높아지기 때문에, 봄 요정인 타마니와 가을 요정인 로렐은 나란히 설 수조차 없는 철저한 계급 사회이다.
인간 세계로 가기 전 로렐의 기억이 지워졌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로렐은 가을 요정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그런 공부 중에 타마니와의 시간이 큰 위로가 된다. 그리고 이렇게 배우고 익힌 공부는 인간 세계로 돌아와서 다시 트롤의 공격을 받았을 때 효과를 나타낸다.
그런 고비가 지나고 선물처럼 주어진 아발론 세계의 축제가 눈부시게 펼쳐진다.

<스펠스>에는 <윙스>에서 보지 못한 또 한 무리가 등장하는데, 검은 옷을 입고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클리 일행이다. 초자연적인 존재를 추적하는 단체의 일원인 클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로렐 일행을 도와주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을 준다. 이 일행의 정체는 다음 권에 드러날 듯하다.

’윙스’ 시리즈의 로렐은 마치 ’해리 포터’ 시리즈의 해리를 보는 것 같다. 해리도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초대장을 받고서야 비로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 점점 더 강해지는 적대 세력과의 대결도 그렇고, 한 세계를 책임지는 존재로 키워지는 것도 그렇다. 로렐이 해리만큼 성장하려면 아직 많은 연습과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해리 포터’가 마법사의 세계를 대표한다면 ’윙스’ 시리즈는 요정 세계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스펠스>에 묘사된 아발론의 세계를 영화에서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다음 권에서 로렐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고비를 만날지 다시금 기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