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하기 600만년 전, 까마득한 옛날로 시간을 거꾸로 돌려 떠나는 아름다운 여행기입니다. '생물 종은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며 진화한다' 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새로운 이론인 찰스 다윈의 자연 선택설의 시작점이 된 갈라파고스가 탄생하기 이전 그 곳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주변에 육지라고는 보이지 않는 바다 한 가운데 옹기종기 섬들이 모여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만든 그 곳은 겉보기에는 그림처럼 고요했지만 섬 아래에서 무언가 꿈틀 대며 특별한 사건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바다 밑에서 화산 하나가 수백만 년 동안 폭발하면서 점점 커지다가 드디어 바다 위로 튀어올라 그 굉장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화산이 폭발할 때마다 용암이 뿜어져 나와 식어서 검고 단단한 암석이 되면서 뚝딱뚝딱 섬 만들기 공사를 하듯 새로운 커다란 섬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바닷물이 배달해준 맹그로브 씨앗 하나가 섬 한 쪽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웁니다.

그 뒤로 100만 년이 훌쩍 지난 섬은 더이상 고요했던 과거를 떠올릴 수 없습니다. 섬에 첫번 째 이주민이었던 맹그로브를 비롯한 나무와 풀 덕분에 섬 전체가 녹색으로 뒤덮여 있으며 주변 바다에는 물고기가 그득하다보니 바닷새들과 동물들은 사냥 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바닷새와 바다이구아나가 정착한  뒤로 바다거북, 새끼 상어, 가오리들 그리고 육지에서 온 손님 육지이구아나들까지 섬으로 들어와 그야말로 새로운 섬은 대가족을 거느리게 됐으며 가족들은 점점 더 늘어납니다.

이제 더 이상 화산 분출이 일어날 어떤 낌새도 없이 섬 전체가 완전히 평화롭습니다. 그저 화산분출로 떨어진 용암이 식어서 서쪽 바다에 새로운 섬들이 솟아나고 있으며 섬 아래 물 밑에서는 묵묵히 또 다른 사건을 준비할 뿐입니다. 때마춰 이 섬이 생길 때 그랬던 것처럼 바닷새 한 마리가 새로 솟아난 다른 섬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어느 덧 나이로 치면 400만 살이 된 섬은 또 다른 사건 그러니까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으며 섬은 확실히 작아졌고 비가 내리는 날도 줄어 가뭄이 잦아져 샐 수 없이 많던 동식물들도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갈수록 나빠지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변한 동식물들만이 섬을 지켰고 섬이 생긴지 600만 년 만에 결국 섬은 바다 밑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춥니다.

 

섬이 사라지고 오랜 세월이 흘러 새로운 섬에는 사라진 섬의 후손들이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탄 영국 해군 측량선 비글호가 섬에 도착한 1835년, 갈라파고스 제도가 세상에 알려집니다. 섬에 머무는 한달이 넘는 기간 동안 동물과 식물 그리고 지질조사를 마친 다윈은 이렇게 서로 다른 종들이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리고 갈라파고스를 바탕으로 '생물 종은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며 진화한다' 는 확신을 가지고 2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관찰과 연구 끝에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펴내고 종이 어떻게 왜 진화하는가 설명합니다. 한번 생겨난 생물 종이 시간이 흐르면 그에 맞춰 주변 환경에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적응하는 과정을 증명해서 보여줬죠. 오늘날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과학 이론이라는 평가를 받는 다윈의 자연 선택설은 바로 갈라파고스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작가 제이슨 친은 이 책을 통해 '진화의 야회 실험장' 이라 불리는 현재의 갈라파고스 이전의 섬을 이야기하면서 탄생과 소멸 그리고 겉보기에 별쓸모없어 보이는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을 할 수 있는가를 생생하게 느끼고 상상할 수 있도록 안내해줍니다. 

 

 

 

그게 무엇이든 무언가가 사라진다는 것 그것이 특별한 것이라면 사라지는 일이 슬플 수도 아쉬울 수도 있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차피 사라지고 생기고를 반복하니까요. 갈라파고스 역시 그렇게 탄생했으며 앞으로 또 어떤 생명들로 그득한 풍요로운 새로운 섬이 탄생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죠.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설레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시간여행에 초대해준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 제도로,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1천 킬로미터 떨어진,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준 섬으로 유명한...

 

 

여기가 갈라파고스입니다.

 

 

끝으로 갈라파고스 그 아름다움과 신비가 어떤 간섭없이 탄생과 소멸 진화를 반복하며 자연 학습장으로 그들만의 삶의 터전으로 온전히 영원하기를 간절히 희망해봅니다.

 

 

[이 글은 서평단 후기 활동이며, 해당 출판사로 부터 제품을 제공 받아 작성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