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이 1944년 초에 쓰고 45년에 출간된 <동물농장>은 제목 그대로 영국의 어느 농장 동물들의 이야기이다. 농장의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당시 소련의 스탈린주의를 비판한 우화다. 당시 서유럽은 공산주의에 대한 적대감이 팽배해 있던 때였지만 2차대전 당시 소련이 연합군에 가담했었기에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출판이 어려웠었다는 일화가 있다. 우선 소설의 인물적 배경이 되는 스탈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스탈린은 러시아혁명(1917)을 이뤄낸 레닌 이후의 소련 권력자다. 1924년 레닌 사후 1953년 스탈린 자신의 사망까지 소련의 최고 권력자였다. 초기에 트로츠키와의 권력투쟁과정이 있었다. 트로츠키의 '세계혁명론(러시아뿐 아니라 전 유럽의 사회주의혁명 지원)'에 대해 '일국사회주의론(우선 소련의 입지를 튼튼히 하자)'을 주장했고 결국 트로츠키파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트로츠키는 1940년 멕시코에서 암살당함) 권력 장악 후 30년대에 있었던 엄청난 숙청과 처형으로 수백만 명을 희생시키고 급격한 체제변화 과정에서 적어도 천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고 알려진다. 레닌도 숨지기 전 그의 무자비하고 비인도적인 성향 때문에 권력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는 유언까지 남겼었지만 그 내용이 스탈린에게 넘어가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혁명정신과는 어울리지 않게 극우나찌즘 독일과의 불가침 조약 등 타도의 대상으로 간주했던 자들과의 연합이라는 부분에서 해외 사회주의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스탈린은 자신을 비판하는 해외사회주의 연대조직인 코민테른의 대표자들을 제거하고 결국 해체해버리기까지 한다. 그는 한국전쟁이 끝나가던 1953년에 사망했는데, KGB의 전신인 '내무인민위원회(비밀경찰조직)' 수장인 베리야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설이 있다.

 작가인 조지 오웰은 1903년에 태어나서 1950년에 사망한다. 그는 사회주의자였으며 스페인내전(1936~39 : 이념, 계급, 종교대립이 총망라된 대표적이고 상징적 사건)에 정부군(파시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자들의 연합인 인민전선)으로 참전하기도 하는 등 좌파로써의 삶을 살았다. 그렇지만 그는 이 소설에서 사회주의 진영인 소련의 스탈린 체제를 강력히 비판한다. 그는 비판적 좌파임을 자처했는데, 그가 이 소설에서 비판하는 것은 사회주의 혁명이나 사회주의 체제가 아니라 사회주의 혁명을 배반한 스탈린의 소련에 대한 비판이다. 권력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혁명은 주인만 바꾸는 것으로 끝나며, 본질적 사회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특히 대중이 살아 깨어 있으면서 지도자들을 감시 비판하고 질타할 수 있을 때에만 혁명은 성공한다고 말한다. 소설 안에서 농장 안의 동물들은 각각 마르크스, 스탈린, 트로츠키, 볼셰비키, 일반대중의 모습을 대신한다. 그는 혁명을 타락시킨 자들과 전체주의를 비판한다. 또한, 그는 일반대중으로 묘사된 동물들의 무지와 무기력함이 권력의 타락을 방조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독재와 파시즘은 지배 집단 혼자만의 산물이 아니다. 국민이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순간 모든 사회는 이미 파시즘과 전체주의로 돌입한다. 조지 오웰이 직접 말했듯이 이 소설은 스탈린 체제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은 단지 한 예일 뿐이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독재와 파시즘, 그에 의한 모든 전체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그래서 소설의 내용은 현재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현재 우리 모습과 직간접적으로 대응이 된다. 오웰은 자기가 살아온 시대(제1, 2차세계대전, 스페인내전, 파시즘, 스탈린체제 등)를 '사악한 시대'라고 했다. 우리도 역시 '사악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우와 극좌 사이에는 아주 많은 의식, 사상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극우)과 같은 생각이 아니면 무조건 종북좌파(극좌)로 몰아붙여 제거하려 하는 정권은 '파시즘'이며, 전체주의와 다름없다. 또한, 자신들의 사상이 옳다면 나머지는 그냥 놔둬도 도태하게 된다. 조지 오웰의 말대로 권력을 맹종하는 무지한 국민들이 있고, 권력에 아부하는 파시스트졸개들로 인해 그들의 파시즘과 전체주의가 더욱 기승을 떨치고 있지만, 비윤리, 비논리, 비상식으로 가득 차 있고, 비열함과 맹목적 수구, 엉성한 거짓으로 연명하고 있는 모습으로 볼 때, 그리 오래는 아닐 것 같아서 일면 다행이기도 하다.  

 소설 자체는 동물농장을 무대로 인간주인을 쫓아낸 의인화된 농장의 동물들이 자기들끼리 농장을 꾸려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길지 않은 이야기이고 우화이다 보니 어렵지 않게 읽어진다. 길지 않은 이유로 이 책에는 조지 오웰의 에세이 '자유와 행복', '나는 왜 쓰는가' 등이 함께 실려 있는데, 짧은 글들이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글이다.

 지금은 조지 오웰이 1948년에 썼던 <1984>를 읽고 있다. 이 소설은 당시로 보면 그리 머지않은 미래의 전체주의 국가에 대한 공포를 다루고 있다. 역시 현재 찌라시 정권과 여당 기관지 같은 우리 언론의 모습과, 정권이 비판자들에 대해 행하는 정치적 테러행위, 그리고 국가기관에 의한 국민에 대한 민간인사찰들과 그대로 겹쳐진다. 아직 초반부를 읽고 있어서 마지막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해진다.

동물농장, 조지오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