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은 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문에 나와 있는 제목은 '시시한 것들에 대한 불만'이다. 과연 저자는 어떠한 의도에서 책제목과 서문의 제목을 다르게 달았단 말인가? 아니면 출판사에서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은 아닐까? 이 부분에 이르니 나의 추측과 억측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이며, 그저 궁금증만이 증대 될 뿐이다.

우리가 거리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들을 저자는 사진 앵글속에 직접 담아내어 보여 준다. 그의 글은 이러한 앵글속에 잡힌 대상물들의 속성에 대해서 자세하고 세세한 분석을 내려준다. '붕어빵', '이동 전화기와 배낭 장식', '머리', '아파트', '묘지', '스티커 사진' 등등 우리 삶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사실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저자는 우리가 그냥 지나쳐가기 쉬운 것들을 밖으로 하나, 둘 끄집어 내어 하나 하나 그의 눈으로 날카롭게 그리고 깊게 해부해 나간다. 그만의 방식과 스타일로 말이다.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았던 것들에게서 그런 다양한 점들이 내포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충분한 보람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라고 한다면 저자는 유명인들의 말을 곁들여 자신의 논지를 보충하려고 한 듯 보이는데, 저자만의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