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가 "최인훈"의 15편의 전집과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죄다 읽는 것이었는데, 옆길로 새면서 다른 책들에 짓눌려 있다가

머리를 쉬고 싶어서 간만에 이 책을 들었으나...괜히 읽었다. 재미도 없고 정신만 산만하고....

 

여기엔 여러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나오는데

1. 테세우스(크레타섬의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려고 아리아드네 꼬셔놓곤 버린 나쁜 놈)과

 힙폴리타(여기선 테세우스와 썸을 타고 있지만 내 기억으론 헤라클레스랑 썸을 탔던 것 같은 아마존 여왕)

2. 라이샌더와 허미아

3. 드미트리우스와 헬레나(트로이 전쟁의 원인인 헬레네와 상관 없는)

4. 오베론(영국의 옛 이야기에서 나오는 요정의 왕이란다)과 티타니아

그리고 주변인들이 신(요졍인 오베론과 티타니아)을 위해 연극을 상연하는데 그 이야기가

5. 피라무스와 티스베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작인 이야기)

 

하여간 큐피트 화살처럼, 처음 본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미약'을

오베론(요정의 왕)이 시종을 시켜 2.3.의 사람과 티타니아(요정의 여왕, 오베론의 부인)의 눈에 바르게 하는데

오베론은 장난으로 시작했고, 시종은 엉뚱한 사람에게 발라서

엇갈리고 엉뚱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물론 결국엔 제자릴르 찾는 이야긴데

 

'그리스 로마 신화'와 그들의 옛이야기라는 '피라무스와 티스베'의 이야기까지 섞여서

즐거운듯 하면서도 정신이 없다. 등장인물이 셰익스피어의 여느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희곡과는 다른게 정말 많이 나와서 처음엔 무슨소린지 정신이 없다가 계보를 그린 후에야 정리가 되었다. (아주 예전에 연극처럼 찍은 흑백 영화를 본 기억은 나지만 제대로 내용을 기억하는 건 아녔다.)

 

	테세우스    못한 일에 감사하면 우린 더욱 친절하오.      재미는 그들의 실수를 이해하는 것이며      서투른 존경으로 못하는 건 가치가 아니라      능력이 있다고 관대하게 봐주는 겁니다.      내가 갔던 곳에서는 위대한 학자들이      환영사를 준비하고 나를 맞이하였소.      난 그들이 몸을 떨고 창백한 모습으로      말을 하는 도중에 여기저기 중단하며      겁에 질려 연습했던 문장을 삼키며 질식하고      결국은 벙어리가 된 것처럼 환영도 못한 채      멈추는 걸 보았소. 여보, 장담컨대      난 그런 침묵에서 환영을 골라냈고,      두려워하는 존경심의 공손한 마음에서      건방지고 무례하게 웅변하는 자들의      떠버리 입에서 만큼이나 많은 걸 읽었소.      그러므로 사랑과 말 못하는 순진함이      내 생각으로는 최소로 최대한을 말하오.
페이지 : 95 "5막1장" 중에서

 

인간이 자유의지로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봤자

요정의 장난(운명이락 하긴 쫌...)으로 자신의 사랑을 부정하고 다른 이에게 사랑한다며 진심이라고 말하는

게다가 요정조차(티타니아) 미약을 바르니까 망아지(당나귄가?) 탈을 쓴 바틈에게 사랑한다며 매달리고 - 그러고보니 파시파에도 그랬네, 하여간 - 하는 걸 보니

이건 뭐, 사랑이란 그저 한갓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이 책을 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데, 왤케 사랑이야기에 관해서 내 점수가 박한건지.

글속에 담겼을 감정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와닿지 않아서 그런것 같다.

 

 

 

저런분란없이조용히살았으면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