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선(善)일까? 그것이 윤리학이 던지는 물음이다.

호모 에티쿠스, 윤리적 인간.

인간은 윤리적일까? 다시 말해 선을 행하는 존재일까?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스토아학파,

에피쿠로스학파,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 스피노자, 흄 칸트.

위에 언급된 철학자들의 생각을 통해

윤리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기 쉽게 이야기한다.

실제적 예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철학적 개념이 잡혀 있지 않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테고

그 넓이의 차원에서 볼때 "정의란 무엇인가" 보다 유용할 것이다.

 

선은 착함일까 좋음일까? 저 개념이 두 가지를 모두 내포하기에

추구해야 할 선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생각되어져 왔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은 우리의 자연적 욕망과 일상적 삶을 넘어선 곳에서 윤리적 이상을 구하지 않습니다. 그가 추구한 것은 우리의 자연적 욕망에 질서와 통일된 형상을 부여하는 일이었습니다.

 

참된 쾌락은 이러저러한 향락을 누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고통을 피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에피쿠로스가 육체를 위하여 요구하는 최고의 쾌락은 맛있는 음식과 성적인 쾌락이 아니라, 고작 헐벗고 굶주리지 않는 것뿐이었습니다.

"육체는 굶지 말 것, 목마르지도 말 것, 추위에 떨지 말 것을 외친다.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고 그렇게 될 확실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신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에피쿠로스)

 

스피노자는 도덕의 원리를 존재의 원리와 동일시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윤리적 덕이란 존재 그 자체의 본성을 충실히 따르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리하여 자기보존의 원리는 존재의 원리인 동시에 도덕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기의 존재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더 유덕한 사람이 됩니다.

 

그런데 저자에게 있어서, 실제로 그렇게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서양 윤리학의 종결자는 칸트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 행복을 추구했던 윤리학의 흐름을 거부한다.

 

칸트의 윤리학은 이러한 행복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됩니다. 만약 선에 대한 동경과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이 동일한 것이거나, 더 나아가 선을 향한 의지가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에 봉사하는 도구적 의지에 지나지 않는다면, 도덕은 이기심의 노예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도덕적 행위는, 그것이 아무리 자기 희생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행복이라는 보상을 얻기 위한 타산적인 행위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도덕이 이기적 타산과 같은 줄에 설 때, 도덕의 가치는 소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도덕을 행복의 원리를 통해 설명하려는 모든 시도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칸트는 이제 행복론이 아닌 의무론을 주장하는데

윤리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해야 할 일이기 떄문이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이런 이유로 칸트를 좋아한다.

심지어 하늘나라에서 또 상급 받으려고 선행을 하는

크리스찬들이 있지 않은가.

물론 난 하늘나라엔 상급이 없다고 생각하지만(황금왕관, 개털모자..)

그건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말하지 않기로 하고,

어쨌든 어떤 목적을 위해 선행을 하는 건 가짜다.

 

그렇다고 개인의 행복이 외면되어야 하는가.. 그건 아니지.

칸트는 인정하지 않지만 공자는 인정했던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경지를 추구해야 한다.

완전할 순 없지만, 계속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는 거지.

 

어쨌든 윤리는 이론 이상의 실천이 요구되기 때문에 어렵다..

 

 

"호모 에티쿠스: 윤리적 인간의 탄생"

김상봉 지음, 한길사, 1999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