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중학교를 거치면서, 나에겐 별명이 많았다.

게중에는 금새 생겼다 없어진 것도 있고, 10년 넘게 불려진 별명도 있다.

내 기억에 남는 별명 중 하나, ’무표정’ 이다.

중학교를 처음 올라간 날, 나의 옆에 앉게 된 친구가 나에게 이야기 했다.

넌 표정이 없구나,

그렇다. 난 무표정한 아이였다.

유난히 생각이 많던 아이는 중학교에 올라갈 무렵 표정을 잃어 버렸다.

그래서인가? 무난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 같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웃을 일이 늘어났다.

웃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얼굴에 있는 근육들이 마치 잘 조련된 듯,

짐짓 웃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런 나를 보고 동료는 이렇게 말한다.

"OO씨는 정말 걱정 없이 사는 것 같아."

지금 나에게는 딱히 별명이 없다.

별명을 불리운지도 오래고, 언제나 내 이름이 불리운다.

어린 시절, 처음 보는 사람은 내 이름보다, 별명을 먼저 알아,

별명을 이름으로 알고 부르고는 했다.

어렸을 적 그런 것을 콤플렉스 처럼 싫어 했는데,

이젠 오히려 머릿 속으로 그 때 그 별명을 가만히 되새겨 보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