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때 “죄 와 벌”의 주인공인 “라스콜리니코프” 가 계속 떠올랐다. 왜 그런 생각이 났을까? 전체적인 분위기가 책을 읽어 가면서 더 더욱 라스콜리니코프를 생각나게 했다. 물론, 내용이나 진행과정은 틀리지만, 책을 마무리하는 그 결과는 같지 않을까? “죄 와 벌”도 내 생각으로는 제법 쪽 수가 되었고, 어느 부분은 무척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역시 중간 중간 세부적인 설명에 너무 많은 할애를 하다 보니, 그 분위기를 같이 쫓아가지 않는 독자의 경우, 지루할 수가 충분히 있을 것 같다. 이 저자는 내부적인 심리묘사가 무척 뛰어난 작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주인공인 발터가 서서히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는 그 이유에 대하여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 결과적으로 책을 읽은 독자의 몫인데, 마지막에 수녀가 등장이 되어 종교와 연계되는 것에는 저자 역시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결과였을 것이다.
발터->안드레아->페데리코->네노->오르샤->안드레이->이레네 수녀 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는 발터가 살아온 인생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하여 보다 많은 함축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결과적으로 책의 말미에 “용서”라는 단어가 그것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이 처음부터 3/4 정도는 발터의 생각을 통하여, 읽는 독자를 무척 암울하게 유도한다. 그 이후에는 무언가 변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조금 조금씩 들면서, 종교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게 된다는 것으로 이 책은 결론은 맺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한 번 쯤 읽어 볼 가치는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