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지구에 얹혀 사는 관계로 지구촌 이웃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일본에서 방출된 방사능물질이 10여일만에 지구 반대편을 돌아서 우리나라에 들이닥치는 판이니 관심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다.

바야흐로 역사가 진행될 수록 개인의 자유와 각국의 독립성이 강화된다 하지만 지구촌의 상호 영향이 이렇게 밀접함이 밝혀진 마당에

옆집 밥숟가락 몇개인지 서로 빠삭한 시골 이웃들처럼, 내정간섭 아니라 오지랖질은 좀 해야할 것 같다.

환경, 인권 부문은 그렇게 해야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이건희에게서 태어난 자식과 나에게서 태어난 자식이 똑같은 부를 누려야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지만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먹고 사는 것, 자유롭게 발언하고 행동(범죄 같은 거 말고요)할 권리는 보장해 주어야 하잖아

내 나라 국민 내가 탄압하는데 니가 무슨 상관? 이따구 소리에 '그래 니 새끼지 내 새끼 아니네, 미안', 이건 아니잖아.

재미는 그닥 없겠지만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선택한 책인데 의외로 흥미롭게, 가볍게 읽힌다.

중국에 대한 거침없는 질문과 실랄한 현실 파악도 신선하고.

중화권에선 좀 유명하신 분인듯.

중국의 지식인은 중국대륙, 대만, 홍콩 이렇게 세 영역을 아울러 활동할 수 있으니 재미있겠구나 싶다.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곳에 대한 소속감이나 감정이 나머지 두 중화권 국가에 대한 감정과 어떻게 농도를 달리하는가도 문득 궁금해졌다.

예를 들면 조선족 분이 한국와서 일하면서 중국과 한국 국가대표팀의 축구를 보면 누구를 응원할 것인가 같은 느낌...(내가 본 분은 중국이었음, 당연하다고 봄)

사람이든 국가든 어떤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비추어 알게되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니까 내가 보기엔 '찌질한 협잡군'인데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자의식은 '지혜롭게 기회를 잡아채는 승부사'라는 걸 그 사람의 발언이나 어떤 사례를 통해서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중국인 저자는(물론 그가 가진 자국에 대한 자의식이 모든 중국인의 자국에 대한 인상을 대표한다고 볼 순 없겠으나) 자기 나라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그렇다해도 이런 책은 퇴근길 피곤할 때 앉아서 읽으면 졸게 마련임은 고백하고 넘어가자...

내가 느끼는 중국은 워낙 넓은 국토를 조율하던 깜냥이 남아있어서, 잠시 근대화 시기에 헤매긴 했어도 요즘 완전 왕년의 부잣집 아들로서의 영화를 되찾아 세계 어떤 나라와의 담판에서도 꿀리지 않는 뚝심, (나쁘게 말하면 제 잘난 멋)으로 한결같이 자신의 이익을 쟁취해 낸다,는 거였는데 중국인(홍콩 대학의 교수임) 저자의 의견은 넓은 시장을 미끼로 그 시장을 내주고 기술을 얻는다는 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 시장만 내주고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얻지 못한다, 쪽에 가까웠다.

사실 중국에선 왜 그리 먹거리를 가지고 끊임없이 장난을 치는가에 대한 미스테리는 참 풀리지 않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일이 일어나면 해당 말단 공무원 한둘 목 자르고(정말 사형시킨다) 그걸로 사건을 덮을 뿐, 철저한 뒷조사와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정 마련 등 이른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p80)' 작업이 없기 때문이었다.

또 팍스콘에서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자살한 사건에 대한 분석도 흥미로웠다. 다른 나라의 기사로서 다루는 우리 나라 신문 기사만을 읽었을 때는 바링허우, 주링허우, 같은 80, 90년대 생들이 사는게 포시라워서 예전과 별 다를 것도 없는 근무 조건에서 일하다 자살했다, 같은 느낌이었는데 저자는 조금 더 큰 몸통을 지적했다. 팍스콘이라는 OEM 회사도 결국 더 큰 몸통이 쥐어짜는 대로 당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팍스콘은 잘못이 없다는 논조가 아님,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다른 회사, 다른 근로자에게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일이라는 것.)

팍스콘이나 다른 부품 생산업체들은 애플의 요구에 따라 반드시 사전에 샘플 몇 가지를 제공해야 하는데, 문제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애플이 해당 부품의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앞으로 어떤 샘플을 사용할지 사전에 알고 있지만, 팍스콘을 비롯한 나머지 부품 생산업체는 그 사실을 모른 채로 부품을 생산한다. 이것은 부품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경쟁업체에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한 애플의 전략이다. 애플은 출하 시간을 딱 1 주일 남겨두고 이들 업체에게 어떤 부품을 쓸 것인지 알려준다. 셋째, 애플의 제품은 모두 특수한 모델과 사이즈를 사용하는데 공장에서는 이를 모르고 있다가 출하 1주일 전에 생산 라인의 전체 프로세스를 업데이트시켜 제품에 맞는 모델과 사이즈를 준비한다. 이 모든 것은 애플 제품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생산업체에서 애플의 경쟁사에 이를 전부 팔아치울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조치이다. 애플의 기밀유지 문화는 무시무시한 정도다.

p137

아이포드(아이폰, 아이패드를 넣으면 어우~)만으로 계산해도 이로 인한 애플의수익은무려 100억달러. 그에 비해 팍스콘은개당겨우 4달러, 전체수익의 1%도안되는수치라고 한다. 그나마 이 사건 이후 애플이 2% 더 이익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한다. 소위 갑과 을의 관계에서 갑이 주기로 허락한 만큼의 수익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니가 누구 덕에 먹고 사는데, 내가 주는 만큼 국으로 받아 먹어,인 거다.

인건비에 관한 규정은 애플이 정하기 때문에 팍스콘은 아무런 결정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애플은 인건비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애플은 공장이 위치한 지역, 예를 들어 션젼 시의 최저 임금을 기준으로 제품 한 개당 최대 노동 시간을 곱해 인건비를 책정한다.

애플의수입은 매출총이익 70%, 순이익 40%이라고 한다. 팍스콘, 중국 OEM 업체는 2%.

우리 회사 제품은 하드웨어 마진에서 이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고 하드웨어는 손해를 보고 깔아놓고 소프트웨어에서 이익을 내는 구조이긴 하지만, 애플은 정말 대단하다. 사건의 밝은 면만 보면 애플은 정말 대단하고 그것이 디자인과 혁신의 힘이지만 사실은 피라미드의 아랫쪽에 있는 말을 쥐어짜서 키워낸 수익이 아닌가. 우리 다 같이 나눠가지자까진 아니지만 공생하는 관계라는 개념을 바탕에 깔지 않고서는 오래 가지 못하리라(라고는 하지만 하청업체들이 모두 힘을 합쳐 실력행사를 하는 걸 기대할 수 있을까...).

중국내 모든 OEM 업체의 처지는 팍스콘과 다를 바가 없다. 근로자들은 모두 자아가 없고 팍스콘의 주문대로 매일 똑 같은 일만 반복하는 작은 나사못과 같은 불쌍한 인간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팍스콘 역시 애플에게 그저 부품일 뿐이다.

P140

쌍용자동차를 둘러싼 사태에 대한 그의 시각은 그 사태가 일어난 한국에 사는 나로서도 생각하지 못한 영역이었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 폄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노조라는 집단은 상당히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익 집단’이며, 노조는 막강한 ‘표밭’이기 때문에 정치가라면 노조의 파업을 통해 자신의 정치 자산을 챙기려 든다. 당시 쌍용자동차 사태를 자세히 연구하다보면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쌍용자동차가 단독으로 파업 사태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변에 있는 기아자동차와 다른 업체의 노조를 포함한 약 700~800명의 노동자가 쌍용자동차 노조를 지원했다. 이들은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르는 상황’이 연출되기를 원했는데, 궁극적인 목적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노동자들은 ‘유혈 사태’를 일으켜 정부가 외국 자본의 편에 섰다는 인생을 일반 국민에게 심어줌으로써, 우파 정부를 견제하려면 좌파가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보하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노조 출신 인사의 국회 진출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제 알겠는가? 이것이 바로 노조다. 중국의 노조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중국은 노조와 정치 사이에 얽히고설킨 관계를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며 중국 기업가도 노조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노조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 기업이 해외 업체를 인수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가장 불확실한 리스크다.

P157

이 외에도 중국으로 오염물질의 제조를 넘기는 사정, 심각한 물 부족 현상, 집값 상승, 신 에너지에 대한 투자 이면에 있는 모습 등 중국이 풀어가야할 난제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중국은 그 거대한 땅덩이가 그들의 자원이자 재난의 근원이 될 것이다. 자그마한 한국처럼 컴팩트하게 움직일 수는 결코 없을 것이고 그들은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몇몇 거점 도시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일 뿐, 자칫 잘못하다가는 도시와 농촌 간의 빈부 격차로 나라가 갈라지든 뒤집어지든 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무쪼록 모든 나라의 정치인들이 자신들이 세계인임을 인식하고 행동해 주었으면 한다.

> 발췌

(미나마타, 이타이이타이 등 수은, 카드뮴 중독으로 인한 질병이 보고되고 이에 관한)관련 법률이 제정되면서 일본인은 더 이상 일본 본토에서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았고, 계획적이고 일관성 있게 생산라인을 중국에 넘기거나 이전시켰다. 이 결과, 현재 세계 밀폐형 충전지의 80퍼센트가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P184

서민에게 물보다 더 친숙한 자원도 없지만, 현재 중국에게 물은 감당하기 어려운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의 수자원 부족 현상은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중국의 평균 담수자원은 세계 평균치의 4분의 1에 불과한 세계 110위로, 중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순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P190

한편 아랍에미리트 원자로 입찰에서 일본의 남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따. 표면적으로는 한국인이 입찰을 따 낸 것 같지만, 사실 한국은 한국전력공사, 현대 건설, 삼성과 두산중공업 외에도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로 팀을 구성하고 있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주주가 누구인가? 바로 일본의 도시바다.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의 주식 77%를 소유하고 있다.

P235

독일이 원하는 것을 중국은 모두 내주었지만 중국이 원하는 것을 그들은 여전히 주지 않고 있다.

P256

정부는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10대 산업 진흥 방안>에 무려 4조 위안을 투입했는데, 이것이 바로 하향정책(농촌을 겨냥한 소비촉진 정책)이다. 자동차, 가전, 건축 자재에 대한 농촌 지역의 소비를 촉진하고 은행 대출을 통해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여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이러한 정책은 미래의 수요를 억지로 끌어와 현재의 부족한 수요를 때우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4조 위안을 들여 중서부 지역에 고속도로를 건설했는데 완공된 고속도로 위를 달릴 자동차가 없다면 이 고속도로 역시 미래의 과잉 생산품이 될 뿐이다.

P308

나는 부동산세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들 학자에게 묻고 싶다. 부동산세의 목적은 집값을 잡는데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 개념은 근본적으로 틀렸다. 토지 사유제를 유지하는 미국에서 토지 소유자가 부동산세를 납부한다면 그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자신의 땅에서 석유가 발견됐다면 그것은 토지 소유자의 몫이고, 이것이 바로 토지 사유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엔 토지가 정부 소유이기 때문에 부동산세를 납부해야 할 기반이 전혀 없다…서민들은 이미 임대료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료를 내고도 토지를 소유한 정부를 위해 부동산세를 또 내야 한다는 주장이 가당키나 한가?

P312

충칭시에 일자리만 갖는다면 누구든지 충칭시 호구를 얻을 수 있게 한다고 한다. 도시로 들어와 도시 호구를 얻은 농민공은 자신이 살고 있던 집의 택지를 농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택지1무당 지표 1무를 보상받는다. 한편 충칭 시의 개발업자는 반드시 공개 경매를 통해 이들에게서 지표를 구입해야만 집을 지을 수 있다…이러한 지표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경지 면적의 증가다.

P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