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少數意見) : 의사결정이 다수결에 의해 이루어지는 합의체에서 다수의 의견에 포함되지 않아 폐기된 의견을 소수의견이라 한다. 따라서 결정에 대한 반대의견 혹은 채택되지 않은 의견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최근 영화가 개봉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화자되고 있는 책이다.

임신하고부터 아이 키우면서 영화를 끊은지 오래되었고, 영화보다는 책이 시간을 쪼개어 보기 편한 나는 책을 사 들었다. 그리고 나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숨죽여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비교적 나이 들어 고시에 패스하고 국선변호사로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아가던 윤진원은 우연히 철거현장을 진압한 경찰을 죽인 죄로 재판을 기다리는 박재호의 변호를 맡게된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국선변호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접견을 하러 간 진원은 박재호에게, 사건이 있던 당일, 함께 죽은 박재호의 아들 신우를 죽인 사람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진원은 ‘박재호가 변호하며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몽둥이를 휘두르는 과정에서 경찰을 죽였기에 정당방위다’라고 주장하기 위해 노력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박재호의 아들을 죽인 사람이 철거민 진압을 위해 투입된 용역이 아니라 경찰이었다는 것, 둘째, 누군가가 경찰이 죽인 사실을 은폐했다는 것, 셋째, 박재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정신없이 둔기를 휘두를 수 밖에 없다는 것, 이 세가지를 증명해야 한다.

 

만약 주인공이 변호사가 아니라 경찰이라면 이를 증명하는 과정이 어디서 많이 본 듯 한, 그저 그런 뻔한 전개로 흘러갔을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의 입장에서 증명 과정은 법정에서 증인을 통한 공방이 우선이다. 그리고 윤진원은 3일간의 국민참여재판 과정에서 박재호의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매우 촘촘하게...

그 3일간의 재판 과정은 매우 스펙터클하게 그려지고, 어려운 법정 용어가 흐름을 전혀 방해하지 않는다. 마치 내가 재판과정을 방청하고 있다는 듯이 생생하다.

 

 

 

 

이 책은 재미있다.

그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하다.

개인과 권력의 다툼, 한 개인에 대한 국가라는 실체하지 않는 존재의 영향력, 그리고 법의 정의...

 

 

 

 

이 소설이 (혹은 영화가) 과거에 있던 어떤 사건과 겹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영화 위에 정치적 색깔이 입혀지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 소설에서 담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 그리고 법정 공방 장면의 흥미진진한 전개과정과 현 사회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담은 소설적 가치가 묻혀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거두절미하고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