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너의 존재감 / 르네상스

 

 

 

"니들이 2학년 3반이구나, 얘들아, 안녕. 내가 누구게? 내가 니들 담임이랜다. 깜짝이지? 나도 깜짝이다. 니들 개학하기 전까지 일주일간 자습한다며? 근데 난 안 나올 거야. 왜냐? 나 아직 이 학교 선생 아니야. 정식으로 발령장을 안 받았거든. 그러니까 담임 기다리지 마. 아, 니들도 싫으면 도망가. 그 대신 책임은 알아서들 져야 한다.  그리고 이 학교 휴대폰도 걷는다며? 난 안 걷을 겨. 완전 귀찮아. 괜히 걸리지 말고

알아서 조심히 써. 그럼 나중에 보자."

이게 뭔 ............. 시추에이션?                     - 프롤로그 중에서-

 

 

 

 

책장을 펼치면 나와 있는 프롤로그를 읽는데 괜히 가슴속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해진다.

제목을 보면서 늘 그렇듯 일반적으로 많이 나와 있는 그런 내용의 성장소설이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첫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더 본다. 내게는 친숙하지 않은 작가...

하지만 앞으로 어떤 내용을 들려줄까하는 기대감이 커진다.

 

 

열여덟~~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지만 대부분 많은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찾기위해 노력할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날을 보내고 있다.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위해 앞으로만 전진해야 한다고 말하는 어른들은 그 아이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는 것 같다. 부모들도 그러한데 학교에서는 더 숨쉬기조차 힘들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학교에 정말 쿨~한 선생님이 나타났다.

 

 

우리가 흔히말하는 잘나가는 학교도 아닌 변두리의 그냥 그런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 그리고 그 학교에 발령을 받은 선생님이 함께 생활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가려고 노력하며 작은 것부터 변화를 시도하는 선생님~ 처음엔 낯설어하던 아이들도 그런 선생님이 시도하는 '마음 일기장'의 마력에 빠져들게 된다.

 

 

'마음 일기장'이라는 것이 그렇다고 굉장한 것도 아니다.  아이들에게 일기장을 나눠주고는 '요즘 네 마음은 어떠니?'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하고 그것에 대해 간단하게 기록하는건데 변덕스러운 마음을 그렇게 글로 표현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존재를 찾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란 생각이들었다. 

 

 

어떤 방법이든 알면잘 활용할 수 있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쿨샘의 존재는 참으로 큰 것 같았다. 겉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없어보이는 가족간의 문제를 조금씩 털어놓게 만드는 쿨샘~ 이런 것을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선생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런 선생님을 만나는 건 큰 행운인데 딸아이도 이런 쿨한 샘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형식적인 소통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면서 아이들의 존재감을 찾을 수 있도록 공간이 되어준 '마음 일기'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매개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