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공산주의국가에 관한 이론서나 탈북자들의 비참한 일상의 단편들을 Tv에서 혹은 영화로 잠깐씩은 들었으나 중국 공산주의화 과정의 한 복판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를 이렇게 깊이있게 읽어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대륙의 딸은 장융이라는 중국 여성이 자신을 포함하여 어머니, 외할머니 3대에 걸쳐 군국주의 시절의 중국, 만주국, 마오쩌뚱 시절의 중국을 살아온 삶을 수필처럼, 소설처럼, 다큐처럼 적어내려간 책이다.

읽으면서 중국 공산주의의 다른 소설이나 수필들과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저자인 장융이 권력의 한 복판에서 나름 수혜를 받고 자란 공산주의내의 부르주아 이다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공산주의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니었나 싶다. 장융의 외할머니는 여자로 살아남기 위해 뼈를 으스러뜨리며 전족을 해야했고 어머니는 공산주의의 순순한 이념에 매료되어 공산주의자로 평생을 바쳤으며 자유분방한 사고를 지녔던 장융은 중화인민공화국 최초로 영국에 유학한 여성이 되었고 런던에 살며 조국 중국의 현대사를 기록한 책을 세상에 내었다.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전투와도 같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며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불평등과 잔인함과 그리고 자비심, 용기, 순수함 등을 함께 볼 수 있었던 참 인상적인 책이었다.

학창시절 나에게 삼국지, 루쉰, 아큐정전,,, 뭐,, 이런게 중국문학에 대한 전부였고 지금까지 중국에 대한 내 지식은 고대사와 중세 명나라에서 멈췄던 것 같은데 '대륙의 딸'은 중국문학이라는 새로운 문을 열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