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연수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처음으로 드는 생각이 ‘어떻게 이런 감수성을 유지하고 있을까?’라는 것이다. 유년 시절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머리가 굵어 어른의 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감수성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특히 놀라운 점은 그런 감수성이 독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상복이 많다’라는 세간의 평가는 이런 그의 특징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 5개월쯤 전 그의 ‘여행할 권리’(부끄럽지만 이름으로는 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그의 글을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책 판매량이 로코코코적이라는 고백에 솔직히 찔끔)를 읽었을 때 가장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의 작품적 성향과 감수성은 여행의 마력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여행기는 말랑말랑하고 또 매력적이었다. 그 대부분이 글쓰기를 위한 취재 여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대하는 그의 자세의 남다름이 여과 없이 전달되었던 그 산문집 때문에 사실 작가 김연수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테니까. 나도 이런 여행을 하고, 이런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면 이미 이 책의 매력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여행과 출장의 오묘한 경계를 즐길 수 있는 그.
우리에겐 그의 글을 읽을 권리가 있다.

작가 백영옥

여성의 심리를 꿰뚫기 가장 좋은 직업은 어쩌면 여성지 기자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봐서도 전문지 기자의 삶은 항상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서 시작하고 그것을 현실화하는 것에서 끝나기 마련이다. 그런 경력의 소유자만큼 작가 백영옥은 책, ‘스타일’을 통해서 그들이 원하는 브랜드, 그들이 원하는 식당,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사랑을 풀어놓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개인적으로는 젊은 여성들의 심리를 조금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굉장히 쉽게 읽히며 무엇보다 재미있는 글을 쓴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인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계 문학상 수상’, ’1억원 고료’, ’전격 드라마화’ 등의 화려한 꼬리표들은 그런 재미있는 글이 자아낸 결과라는 생각이고.


다만 책을 덮으면서, 그리고 같은 의문점으로 찾아 읽었던 그녀의 인터뷰에서 똑같이 느꼈던 의아함 하나는 아직도 지속형이다. 왜 자기 자신이 장르 문학의 한계를 긋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아함, 그녀의 역량, 능력이라면 좀 더 그런 한계를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 장르문학을 참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불편함(그런 한계를 짓지 않고 훌륭한 작품들을 써낸 작가들을 무수히 보아왔으니까)… 아직 단 한 권의 책으로 그녀를 판단한다는 것은 섣부른 것이겠지만 그렇기에 다음 소설을 더 즐겁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변화된, 좀 더 자유로운 소설을 만나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