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제일 쉬웠어요!
나는 산수, 수학 = 숫자에 참으로 약하다. 학창시절에도 그랬고 대학시절에는 1학년 때 미쳤다 치고 재수학원에 가서 ‘수학의 정석’을 3개월 동안 다시 들어보았다. 역시 안되는 건 안된다. 하여 대학시절 숫자 관련된 수업은 최고가 D+ 였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고 했던가! 부모님 말씀으로는 내가 3살 때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나이차가 좀 있는 형들이 하는 것을 보고 혼자서 한글을 떼었다는 것이다. 부모님께서는 천재인 줄로만 아셨단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기다란 기차가
나무 옆을 지나
다리를 건너
랄랄랄 노래를 부르며

한글이 제일 어려웠어요!
그 덕분인지 아들도 상당히 말이 빨랐다. 사물인지나 언어표현력이 그냥 봐도 ‘이 녀석이 벌써 이런 말도 하네!’라고 할 정도였다. 역시 좋은 아빠를 만나서 빛을 발하는구나 하고 있을 무렵. 더 이상 책 읽어주기도 귀찮고 해서 아들에게 한글을 배우면 더 많은 책을 혼자서 볼 수 있다는 미끼를 던져보았다.

아들아 문맹탈출이다! 충실한 강의를 위해 자석칠판도 구매하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얘기해줄 수 있을까도 나름 고민해서 가르치고 난 일주일 후, 아들은 내 머릿속의 지우개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헌데 웃기게도 숫자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거다. 아~ 이럼 안된다.. 이럼 안돼~~~!

자동차 사이를 빠져 나와
창문을 닫고
커다랗고 컴컴한
터널을 통과해서

기차를 타고 떠나는 한글여행…
그래서 책장을 뒤적거리다 발견했다. 박은영의 <기차가 ㄱㄴㄷ>! 다시 초심으로 아니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 한글교육에 본 책을 활용하였다. 우선 무작정 읽어주기를 시작으로 하루에 한 글자씩 써보기 아니 그려보기 연습을 시켰다. 이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또 일주일을 보냈다. 아! 좀 된다. “이건 기역이지, 기역은 이렇게 생겼어!”하며 손가락으로 모양을 만든다. 휴~ 이 책 덕에 살았다. 살았어… 아참, 그림 또한 아주 흥겹다!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한글을 처음 가르칠 때 좋아요, 그림에 흥미를 가지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