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비가 되고 싶다’ - 그가 추천한 제목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자유를 만끽하며 내가 말하고 싶은 소식을 전할 수 있다’였다. 수인으로 살면서 바깥세상을 그린 결과일 것이다. 두 번째, ’나비효과처럼 내가 전파하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봄비처럼 온 세상을 촉촉이 적실 수 있다’는 것이었다(p,10).

       이 말에서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작가가 불굴의 의지로 삶을 살았다는 것, 여러 어려움을 이겨낸 영문학 교수라는 것, 김점선 화백의 그림이 담긴 책을 쓴 작가였다는 것(어쩌면 장영희 교수의 글에 김점선 화백이 그림을 그린 것인지도...^^). 이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고, 서문처럼 쓴 이 글에 담긴 이 문구가 정말 좋았다. 오늘처럼 비가 내려서 인지 모르겠지만, 비의 심상, 나비의 심상, 나와 비의 관계가 어떤 말보다 더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이러면서도 작가는 겸손하게 "참으로 사려 깊고 이미지도 좋은 제목이다. 하지만 내가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는 그렇게 위대하지도, 추상적이지도 않다(p.10)"라면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으로 제목을 정한 이유를 적고 있다.

       교수라는 배경을 빼놓고 영문학자 장영희 씨를 생각할 수 없지만,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가족들, 자신의 삶에서 생각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작가의 말처럼 위대하지도 추상적이지도 않지만, ’공감의 폭’은 넓혀 놓는다. 어쩌면, 모든 사람이 별다를 것 없이, 하루를 살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일상의 작은 감정들이 사람을 살 수 있게 한다는 것. 그 느낌을 갖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덮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일을 살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한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성실하고 예쁜 제자의 삶의 방향이 조금은 힘들어진 데 대한 안타까움,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의 방문에 그의 생을 좀 더 붙잡고 싶었던 마음, 유학생활을 당차게 해 낸 소회 등은 그냥 학교 선생님, 한 가정의 사랑스러운 딸, 좋은 친구로 비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므로’, ’그래서’ 내일을 살 수 있기에.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별반 다르지 않은 감정을 지녔기 때문에 ’그러므로’, ’그래서’ 오늘까지 산 기적만큼 내일의 기적 또한 만들수 있는 것이다. "Pay Forward". 이런 세상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