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 중에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보통 언론에서는 선수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수훈선수 혹은 그 날의 MVP를 이야기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야구를 보는 사람들 중에 감독이라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처음에 이 두께의 방대함에 놀랐고, 책의 두꺼운 대부분이 김응룡 감독님과 김성근 감독님이어서 더더욱 놀란다. 그 많은 프로팀의 감독들을 한 책으로 만들었을 때, 나이 혹은 감독재직기간만큼 분량을 나눈 것이 아니라 거의 두 감독님의 이야기로 가득해서. 물론, 두 감독님은 우리나라에서 Untouchable!이므로 이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감독님들의 분량이 적다는 생각은 든다. 많이.^^

 

     이 책은 객관성을 유지하는 듯 하지만, 확실히 많이 주관적이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도 있고, 몰랐던 이야기들도 많고~내가 기억하는 시간보다, 내가 기억하는 선수나 감독님들의 이야기보다 더 긴 시간이 녹아있어서 우리나라의 초기프로야구시기부터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김인식 감독님과 김재박 감독님, 김영덕 감독님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고, 전현직 감독님들에 대한 짧은 코멘트가 있기는 하다.

 

     이 책 읽으면서 야구 좀 봤다는 팬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 상당할 것이다. 물론, 개인의 시각에 따라 반론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지만, 언론이 이야기했던 부분, TV를 통해 비춰졌던 당시의 상황, 그리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종합되어 머릿속에 재인식되는 맛이 좋다. 그리고, 김응룡, 김성근, 김인식 감독님들의 젊은 나이였을 때와 나이들어가면서 보이는 야구와 선수, 사람에 대한 흐름을 가늠하는 것도 묘한 맛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