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로 유명한 프레드릭 배크만을 난 브릿마리 여기 있다로 만났다.

내게는 그때당시 프레드릭 배크만을 잘 몰라서 이 소설이 재미있을려나라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분명 남자인 것 같은 그가 브릿마리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감이 놀라웠고, 삭막한 현실에서도 봄날이 온다는 그런 마인드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그의 희망메세지가 너무 좋아서 그 책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불과 1년전이라고해도 무방할 시기에 출간된 책이었다니...

6개월마다 책을 한 권씩 내는 이 남자 도대체 뭐지???

분명 남이 보기엔 급히 쓰는 책일텐데도 그의 문체는 유려해서 더 놀랍다.(내가 평론가는 아니지만...)

 

책내용은 하키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무너져가는 베어타운에서 일어나는 하키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안의 청소년들의 성장이야기이기도 하고,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그 주변의 힘이 되어주는 피해자의 가족과 친구가 다시금 피해자가 되고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와 가해자를 옹호하기 위해서 가해자의 편에 서서 가해자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대립구조이야기일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난 하키이야기보다는 성폭행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그 주변의 반응들을 더 심도있게 생각하면서 읽었다.

외국에서도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엄격하게 처벌되지 않고, 흐지부지되기를 바라는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냥 성장소설이겠거니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은 책이 내 가슴에 돌덩이 하나 남긴 것 같은 이 느낌은 뭔지...

그래도 한바탕 폭풍우마냥 불어닥친 문제들도 나름 정리되고, 베어타운에 또 다른 희망이 있다는 메세지 내가 바란 결말이기도 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차라리 총을 쏴버렸다면, 인정이 아닌 복수를 했더라면...

아직 재건된 베어타운이 아닌 앞으로 재건될 베어타운의 이야기로 끝맺음이 긴 소설을 읽은 나로서는 좀 억울하긴 하지만, 그들이 염원하고 소원했던 베어타운의 재건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결말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내내 베어타운에 불어오는 살을 베어내는 한기와 추위를 느꼈고, 그래도 삶이 억울하지만은 않을거라는 결말도 있고...

프레드릭 배크만은 항상 인간군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보다 암울하고 어두운 느낌을 받기는 힘들 것 같은 소설이다.

프레드릭 배크만이 또다른 소설에 몰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의 다음 소설은 베어타운에서 자라난 청소년기의 그들과 그녀들이 커서 어른이 된 이야기이기를 바래본다.

베어타운, 프레드릭배크만, 다산책방, 하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