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 - 방콕여행자

추운 겨울 한번도 가보지 못한 습하고 더운 나라로 떠나는 꿈을 꾸고 있을 때 만난 반가운 책. 하지만 떠나지 못하는 현실에 마음이 더 짠해지지만 미래의 여행계획을 세우며 가슴 두근거리게 해 줄 책이라 서평을 신청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 가면을 쓰고 소개하는 듯한 몸짓을 하고 있는 사진으로 꾸며진 표지가 깔끔하고 상큼합니다. 여행책 답게 사진이 많고 작지만 무거운 편입니다.

몇 년을 계획해 떠나는 여행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여행책을 보며 제일 가슴 두근 거리는 건, 여행지에 살고 있는 저자의 인사말이 아닐까요. 그래, 거기서 살 만큼 볼 게 많고 살기도 좋은 곳이구요, 살고 있으니 더 여행하기 좋은 코스, 현지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코스를 추천해줄 것이라 기대가 되지요. ^^ 저자도 현지에 7개월여 살고 15년동안 거의 매년 방콕을 여행했다고 하니 독자들의 기대를 높이며 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여행 정보를 체계적으로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여행에세이가 더 정확하겠습니다. 애초 제목만 보고 싸고 저렴하고 이국적인 쇼핑스팟이나 시장을 소개해주리라 기대는 어김없이 무너집니다. ^^; 책에 실린 사진은 거의 다 빈티지한 편으로 못하는 태국의 실정이나 지저분한 거리, 많은 관광객 등의 현실을 보여주기 보다는 몽환적이고 예쁜 이미지로 방콕에 대한 저자의 느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기개발서에 질리고 소설에 질린 사람들의 아늑한 휴식처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빠듯하고 지치는 젊을 때의 여행보다는, 느긋하게 여행자로서의 짧은 삶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러니 빠듯하게 방콕으로 여행가려 계획하시는 분들께는 비추입니다. 방콕의 순간을 느긋이 즐기실 분들에겐 추천합니다.

저자의 순간이 제게도 도움을 줄 거 같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나름 여행을 많이 다녀보고 내린 결론은 저자의 결론과 같습니다. 느긋한 순간의 여유, 그것이 여행. 나를 힐링하는 순간을 저자의 짧지만 느낌있는 글에서 도움을 받아 방콕에서도 느낄 수 있을 듯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