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타인벡의 진주...

 

진주(The Pearl) 라는 책에는

고전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권선 징악의 흐름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의 해피엔딩과 같은 전개는 없다.

 

존스타인벡이라는 작가의 프로필에서 느껴지던

"저항", "분노", "억눌림" 이라는  느낌이

고스란히 "진주"라는 소설에서도 담겨있는 것 같다.

 

아들 Coyotito가 전갈에 물려 병원비를 벌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진주를 캐러간 Kino와 Juana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아름다운 진주를 발견한다.

삶에서 뜻하지 않게 로또처럼 찾아온..."진주"...

 

진주는 Kino에게

가족에게 더 좋은 삶을 약속할 수 있는 희망이고,

아들에게 교육을 시켜 가난과 무지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기회의 이름이었지만,

 

결국, "진주"는 Kino 가족을 처절하게 뭉게버리는 저주의 선물이 되고 만다.

Kino는 진주를 훔쳐가려는 사람을 쏘려다 아들에게 총을 잘못 쏘고 만다.

 

 

책 속에서는, Kino가 진주를 발견했을 때

진주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시기와... 인간 본연의 파괴적인 모습

남의 행운을 빼앗아 오거나 그 행운 옆에서 조금이라도 이득을 얻고자 하는 심리..

자신에게 찾아온 갑작스런 횡재앞에 이성이 마비되가는 모습을

낱낱이 간결하지만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진주가 없던 시절의 Kino는 가난했지만 마음이 따뜻했었는데...

진주를 가진 후로 부터

마을 사람들은 온통 Kino를 주시하게되고, Kino는 결국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된다...

누구도 믿지 못하고, 세상 모두가 자기의 적이라  생각하게 됐을때...Kino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로움을 비웃는 듯 찾아온...

아들의 죽음...자신이 모든 사람을 외면하면서도 "진주"를 지킨 유일한 삶의 목적이었던 아들 "Coyotito" 를

자신이 죽였을 때.. 그 때의 아픔과 절망감...처절한 외로움..

 

이 책의 저자 존스타인벡은 왜 이런 결론을 냈을까?

가난한 노동자에겐 횡재처럼 찾아온 기회마저...사치스러운 욕심이라는 의미일까?

이 사회가 그들에겐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는 걸까?

 

단순히 횡재를 쫓다가는

갖고 있는것 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하기엔 먼가가 아쉽다. 

 

누구에게나 사람이라는 존재에는 선한면과 악한면이 있는데...

이 책은 사람의 본질적인..어쩌면 본능에 가까운 악한면을 보여준다...

때로는 "선함"의 상징인 교회와 성직자를 통해,

때로는 "부르주아"의 상징인 의사를 통해,...

잔인하게는 "일상"의 모습인 주변 사람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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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받아들이기 힘들고 어려웠던 건  내 안의 악마인 "자신"을 통해

아마 Kino는 아들 Coyotito의 죽음을 통해 ..모든 것이 끝났을 때 '자신'을 볼 수 있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