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호텔 이야기는

늘~ 우리 곁에 계시는 폐지를 주우시는 종이할머니의 이야기 입니다..

고단한 생활 가운데, 옆집에 이사온 아이로 인해,

궁금증이 하나씩 많아지는 할머니..  

우주호텔 그림을 보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도 알아간답니다..

 

 글 - 유순희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6년 MBC 창작동화대상에 장편동화 「순희네 집」이 당선되었으며,

2010년 장편동화 『지우개 따먹기 법칙』으로 제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에서 낚아챈 이야기가 삶의 철학과 어울려 이채를 띠었다’는 평가를 받으며수상했다. 

 

그림 - 오승민

“이야기 속에서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고고학자가 유물을 찾아가는 것과 닮기도 했습니다.”

호랑이해 월출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형편 탓에 자주 이사를 다녀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았고,

대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돌아가신 김회순 씨의 지원으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세종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다.

『꼭꼭 숨어라』로 한국안데르센 그림자상 가작(2004), 노마콩쿠르 입상(2005)했으며,

『못생긴 아기 오리』가 BIB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2007)에 선정되었다.

『아깨비의 노래』로 2009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꼭꼭 숨어라』, 그린 책으로 『못생긴 아기 오리』 『발명, 신화를 만나다』

『벽이』 『들소의 꿈』 『아깨비의 노래』 『최고운전』 『앨피의 다락방』 『뽕나무 프로젝트』

『로봇의 별』 『서울』『이야기는 이야기』『멋져 부러, 세발자전거!』 등이 있다. 

 

출판 - 해와나무
 

 

 할머니는 공터 구석진 곳에 꾸부정하게 앉아서 폐지를 묶고 있었어.

꽤시간은 흘렀는데도 손놀림은 느려지지 않았지.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이곳에 주인공 할머니가 계신답니다..

 

 그림에서 느껴질까요?

거리의 어두운 풍경과

손수레의 실려진 무거운 짐이 

할머니의 삶에 대한 무게와 같이 느껴집니다..

 

글이 많이 채워지지 않아도 그림에서

공감이 가는 책입니다.. 

  
 

 할머니는 머리를 수그린채 땅만 보며 걷습니다..

할머니 자신의 나이만큼 늙지 않은 건 눈뿐이라고 생각하십니다..

늘 땅밑에 있는 종이만 찾으시는 할머니...

그래서 언제 부턴가는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 줄어들었죠..

하늘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름이 어떻게 생겼는지 까맣게 잊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가족 하나 없이 오로지 믿고 의지한게 된 건,

폐지를 팔아서 조금씩 모은 통장에 모인 돈이 전부랍니다..

 

참.. 그림들이 그냥 많은 것들을 암시 하는 거 같습니다..

배경 하나없이 오리지 강아지와,

짐만 가득히 싣고 가시는 할머니...

저 커다란 손수레를 누구 하나 밀어주는 이가 없네요..

 
 

 할머니는 노인정도 가시지 않습니다..

두런두런 모여서 이야기 하다가도 기분이 틀어지면 불같이 싸우시는 걸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보다 종이 한장 더 주우시는게 낫다고 생각 하시는 할머니입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폐지만 모으는 할머니를 언제부턴가 '종이할머니' 라고 부르게 됩니다..
 

 

 채소 가게를 지나가던 중,

뚱뚱한 할머니가 유모차에 종이를 싣고 있는 걸 보게 됩니다..

그 채소가게는 할머니가 종이를 가져가기 위해 반찬을 사는 가게였거든요..

 

 종이 할머니는 작고 뚱뚱한 할머니의 뒷통수에 대고 소리칩니다.

"이 상자는 내 것이여! 이 가게 주인이 나더러 가져가라고 내놓은 거여."

작고 뚱뚱한 할머니는 흠칫 놀라 뒤돌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놀란 건 종이 할머니였죠..

한 쪽 눈두덩이에 불룩한 혹이 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옥신각신 말싸움을 하던중

종이 할머니는 울뚝, 화가 치밀어 눈에 혹난 할머니를 힘껏 밀어버립니다..

미안한 맘이 들기도 했지만, 힘없이 넘어진 할머니에게 한마디 합니다..

"또 내것을 가져갔다가는 큰코다칠 테니께 조심혀."

 

아이들이 이 장면을 읽을 때 조금 무서웠나봅니다..

그림들도 조금은 어두운 톤에다가 눈에 정말 으스스하게 생긴 혹까지 난 할머니..

아이들은 괴물 같다고 하네요.. ^^;

 

종이할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늘.. 같은 곳의 종이를 갖고 가시는 할머니..

종이를 팔면서 모이게 되는 통장의 돈이 할머니의 인생 전부이니까요..

그 전분인 것을 건드시려는 눈에 혹난 할머니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일 것입니다..

 

 

 '허리를 펴고 똑바로 살면 뭐 혀. 허리가 구부러질 대로 구부러지면 땅에 납작하게 붙어 버리겠지.

그럼 저 갈라진 틈으로 사라지면 그뿐 아니겠어.'

할머니는 그렇게 세상살이에 조금의 미련도 재미도 없습니다..

저렇게 얽히고 섥힌 전봇대의 전깃줄 마냥 제 마음도 그리 편하진 않습니다..

 

 골목에 들어선 순간 이삿짐 차가 보입니다..

머리에 빨간 리본을 꽂은 여자아이가 골목에서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이삿짐 차가 돌아가자, 맞은편 집에서 젊은 여자가 책을 한 아름 안고 할머니께 드립니다..

"엄마, 이거 왜 할머니한테 줘?"

"할머니가 종이를 모으시거든. 너도 다 쓴 종이 있으면 할머니한테 갖다드려."

엄마가 말하자 아이는 신이 난 듯 대답합니다.

"으응"

 

옆집으로 이사 온 아이...

종이 할머니에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문득.. 동화책을 다 읽고 궁금 해 집니다..

동화책을 펴서 보니, 겉표지에서 보던 그림과 반대인 그림들이 펼쳐 집니다..ㅎ

옹기종기 모인 가운데,

꼬마 여자아이와 할머니 두분이 모여서 즐거워 보입니다.. ^^

왠지 가슴 따뜻한 장면인거 같습니다..

우주호텔이 어떻게 생겼을까.. 어디쯤일까?

무척 궁금해 하시는 분께 적극 추천 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