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혁명은 물리학의 열역학법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열역할 법칙에 대해 내용을 인용해 보자.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에 따르면,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총 엔트로피는 계속 증가한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다는 열역학 제1법칙을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에너지가 새로 생성되거나 소모될 수 없다는 뜻이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시간이 시작된 이래 변함 없었으며 시간이 종말을 고할 때까지도 변치 않을 것이다. 인간이 만든 모든 사물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형된 에너지를 대변한다. 인체와 사물을 구성하고 있는 에너지는 지금과 다른 곳에 있는 어떤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이 죽어 썩을 때, 사물이 분해될 때 발산하는 에너지는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열역한 제2법칙이 적용되는 것은 바로 이 점에서다. 에너지를 새로 만들거나 파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에너지는 형태상 끊임없이, 그것도 오로지 한 방향으로, 이용가능한 것에서 이용불가능한 것으로 변한다. 석탄 한 덩어리를 태울 경우 에너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석탄이라는 형태는 아황산가스와 이산화탄소 등 기체로 변해 우주 공간 속으로 흩어진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석탄을 다시 태워 유용한 목적에 사용할 수는 없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에너지가 변형될 때마다 이용 가능한 에너지 가운데 일정 정도를 변형 과정에서 잃게 된다. 다시 말해 더 이상 유용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이용 가능한 에너지의 상실을 '엔트로피'라고 부른다.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도외시되는 개념이 바로 엔트로피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에너지 체계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우리의 에너지 체계는 나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순으로 변화되어 엄청난 물질적인 풍요와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석탄에서 석유로의 주요 에너지원의 변화는 지금까지 인류의 에너지 변화체계에서 가장 획기적인 일이다. 과거의 에너지체계에서 탄화수소의 함량이 작은 석유로의 전환은 이동성과 효율성의 증대를 가져왔다. 예로서 자동차, 비행기, 선박의 이용에 의한 신속함, 대량이송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농기계의 이용, 화학비료의 사용 등으로 농업생산량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옴으로써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문제는 석유, 천연가스 등의 자원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그에 따라 에너지 총량은 변하지 않고 다른 에너지로 변하게 되는데, 즉 무용한 에너지로의 상실인 엔트로피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의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각종 질병, 화학비료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지력의 약화 및 환경오염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된 에너지원인 석유, 천연가스 등은 2020년을 전후하여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절정을 넘어서면 허버트의 종형곡선에 따라 생산량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어 에너지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맞이하여야 한다. 과거의 화석연료에너지에 의한 중앙집중적인 에너지 패러다임이 아니라 분산전원 방식에 의한 하향상달식의 민주적 에너지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분산전원을 위하여 전 우주에 가장 풍부한 원소인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와 태양광, 수력, 풍력 등의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분산전원을 위하여는 제도적인 정비가 이루어져야 하고, 소규모 열병합발전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념은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와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석유 자원을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을 설명하면서 중동의 정세를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중동에서 왜 많은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슬람교를 바탕으로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슬람에 대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슬람도 기독교처럼 유대료를 뿌리로 삼고 선지자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는 유일신 신앙의 위대한 전통까지 공유하지만 근본적 측면에서 다르다는 점이다. 세속에서 무슬림이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한 이해가 바로 그것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속세에 머무는 것은 내세의 영생보다 그리 중요치 않다. 기독교는 애초부터 내세 신앙이었다. 일찍이 성 아우구스티누스 등 교회 지도자들은 속세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며 속세에서는 그리스도 재림의 복음을 널리 전하고 다가올 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인은 속세에서 하느님의 집사로 천국의 도래를 증언하고, 일상사는 '속세 권력자들'에게 맡겨야 했다. 그러나 이슬람은 다르다. 이슬람 창시자인 선지자 마호메트는 알라의 존재를 인간의 역사 속에서 찾았다. 마호메트는 역사 자체가 인간과 알라의 관계를 이어 갈 수 있는 결정적 마당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초기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세상사로부터 초연한 수도회를 만들도록 부추긴 기독교의 개념과 영 딴판이다. 이슬람이 독특한 것은 사회의 험난한 일상 정치세계에서 신앙을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쳤다는 점이다. 무슬림의 임무는 신앙이 반영된 사회 창조로 역사를 되찾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구도 속에서 영적 왕국과 세속 왕국은 동일물로 간주돼야 했다. 영적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따뜻한 사회에서 정의로운 삶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반대로 인간은 온정이 있는 사회에서 정의로운 삶을 이끌어가면서 영적으로 변하게 된다. 마호메트는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창조하겠다는 집단 서약으로 똘똘 뭉친 무슬림의 보편적 '움마'(공동체)를 꿈꾸었다. 이슬람은 인간의 도시와 신의 도시를 구분하지 않는다. 진정한 무슬림은 이음매 없는 세상에서 산다. 무슬림은 일상 생활에서 알라의 뜻이 반영된 움마, 다시 말해 보편적 형제애를 건설하는 데 주력한다. 따라서 근대 서방의 정신 틀을 창출하는데 한몫한 정교 분리, 다시 말해 이성과 신앙의 분리란 결코 있을 수 없다. 또한 보편적 움마(공동체)를 추구하기 때문에 근대적인 민족국가라는 것도 있을 수 없는 개념이다.

이와 같은 차이로 인하여 서방의 근대적인 민족국가, 정교 분리 등의 강제는 많은 무슬림의 반발을 가져왔고, 근대에 들어 서방에 눌렸다는 자존심의 상처는 이에 큰 아픔을 가져왔다. 그러던 중 1970년 1차 오일쇼크와 1973년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석유자원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2차 오일쇼크에서는 서방의 메이저 석유업체들을 제외하고 중동 산유국들인 OPEC의 자체적인 결의에 의하여 석유생산량을 통제함으로써 석유의 거대한 힘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재이슬람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석유로 인하여 축적된 부의 재분배 문제, 오일쇼크 이후에 중동 이외 지역에서의 석유 생산으로 인한 원유가격 하락, 이로 인한 소득의 감소 등으로 높은 실업률 등의 사회문제로 이슬람 근본주의가 극심해지게 되어, 9.11 테러, 미국의 이라크 침공,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