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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별과 바람과 시 / 조광호 신부 글,그림 / 샘터 펴냄

우리 문단에서는 심심찮게 성직자들의 글을 볼수있다.

아마도 대표적인 분이 이해인 수녀님과 법정 스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분들은 워낙 많은 글을 쓰시다 보니 성직자라는 생각보다 작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 분들의 책을 읽다 보면 종교적인 색채를 그다지 강하게 느끼지 않아서 좋기도 하다.

내가 종교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조광호 신부님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처음 접하면서도 어쩐지 가톨릭 사제로써의 종교적인 색채보다는, 사제의 눈에 비친 소소한

일상을 아름답게 써내려갈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나 나의 어설픈 예상이 어느정도는 옳았다고 볼수 있다.

전혀 종교적인 내용을 배제할수는 없지만, 신부님이 말씀하시는 하느님이 꼭 그 분은 아닐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부님의 절대적인 지지자셨던 어머님이 될수도 있고,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이웃들이 될수도 있고,

지구 건너편 우리와는 한번도 마주치지 않은 선량한 어떤 인물들일수도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아주 편하게 읽었다.

사제가 되기 전 그가 겪었던 인간적인 갈등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얻을수 있었으며, 수없이 생각하고

기도하고 공부하는 모습에서 사제의 외로운 길을 약간이나마 느낄수 있었다.

가장 내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타 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적으로 배척하고, 터부시하는 것이 아닌 그 곳에서 나름대로의

믿음을 찾으면 그것이 진정한 종교일수 있다는 그의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

모든 종교에 몸담고 계신 성직자들이 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 최소한 종교로 인한 반목과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모든 것의 기본은 사랑일텐데.

그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 약간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어찌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수 있겠는가?

본질이 변모되지 않고, 그 사랑하는 마음이 올바르고 진실되다면, 사랑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해주어야

하고 아름답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조광호 신부님은 사제이기에 앞서 화가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른다.

이책에서도 중간 중간 본인의 그림이 많이 삽입되어 있다.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참 깨끗하고, 투명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그 분의 마음이 그대로 들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책의 마지막에 실린 여러 유명 예술가들의 그림에대한 신부님의 해석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보다, 오히려 신부님 자신의 그림이 내게는 더욱 따뜻하게 다가왔던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잔잔한 그 분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자니 잠시나무 차분해 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