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이란 눈에 띄는 제목만큼 조금 특이한 소설이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나'가 누구인지, 무슨 내용인지를 이해 못해 몇번을 반복해 읽었다. 차라리 시작할 때 요부분을 빼버리고 읽었다면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 이다지도 나쁘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화자는 저승사자로 기찻간에서 죽은 리젤의 남동생을 데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거기서 책도둑 리젤은 동생 무덤을 파던 경비병이 흘린 -무덤 파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란 책을 훔치게 되는데 그것이 그녀의 첫 책도둑질이 된다.
그 뒤에도 그녀는 2권의 책을 더 훔치게 되는데, 나치 시대라는 배고프고 고달픈 암울함과 지하실에 유대인을 숨기는 아슬아슬함이 존재하는 가운데 한 소녀의 책도둑질이라는 개념은 사실 첨엔 매치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동생이 갑자기 죽고 친엄마를 떠나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어린 소녀를 생각해 보면 책이란 것이 어떤 돌파구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독일인들은 뭘 태우길 좋아해, 가게 회당 집 개인물품 죽은사람 거기다 책까지 태운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리젤은 책을 태우던 광장에서 타다남은 책 한권을 훔치는 장면을 시장 부인에게 들키게 되는데 보는 사람조차 조마조마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그리고 어느날 시장부인이 갑자기 할말이 있는 듯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라 했을 땐 뭔가 큰일이 생기겠구나 했다.  하지만 부인이 책들이 벽면 가득한 서재로 안내해주며 책을 읽도록 해준 장면으로 이어져 안도감을 느낀 동시에 도서관 같은 서재라는 환상에 내가 흐뭇해지기도 했다.

이 소설이 아주 재미있다 없다 사실 판단하긴 어렵다.
책도둑에 초점을 맞추면 실망이 크겠지만 어린아이들의 성장소설과 나치란 시대소설에 초점을 둔다면
그냥 심심하지 않게 장면들이 이어져 넘어가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