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인상으로 인해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서, 신문에 기재된 중동국가와 원전에 관련 소식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국제 정세와 유전확보 그리고 기름값 인상은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인가? 천연 자원을 둘러싸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인간 생활의 이용 측면에서 정의하자면 천연자원은 제 1차 자원에 속한다. 우리 나라처럼 석유가 나지 않은 국가들은 1차 자원인 천연자원 확보를 위해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일까? 천연자원은 경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인 동시에 원유 생산량 감소와 수요의 급증으로 인해 이제는 생존을 위한 요건이다.

 

이 책은 자원개발의 현장을 파헤쳐 그 실태를 대담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에너지 비즈니스 세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법학, 중동 연구에 전문가인 저자의 철저한 조사와 분석은 금융, 종합 상사 등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어우러져 각국의 자원외교정책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책에서는 일본 상사에서 일하는 직원이 중동, 일본, 러시아 등을 오가며 30억 융자 조인과 이란 유전의 개발의 원유 확보를 위해 벌이는 은밀한 스캔들을 묘사한다. 석유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은 정치적, 외교적인 문제와 더불어 국가간의 경쟁으로 치닫는다. 사업을 인수하려는 기업체, 실적을 내려는 비즈니스맨과 은행직원 등의 모습을 통해 낯선 땅에서의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하는 전사들의 모습은 흡사 전쟁을 치르는 듯 치열하다.

 

책에서 일본 정부와 기업은 자국의 이념을 위해 석유를 무기로 휘두르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중동국가와 협상을 능숙하게 끌어낸다. UN결의에 반하는 밀수라서 눈앞의 이익을 놓치기도 하지만 말이다. 소설 속에서 일본이 미국 추정의 외교를 벗어난 독자적인 외교 덕택에 원유를 확보한 사건을 보여주면서 작가는 다른 국가들이 자원 전쟁을 위해 취해야 할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경제, 비즈니스의 전문적인 내용과 용어 탓인지, 책을 읽어 나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사실적인 문제를 현장감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간접 경험의 묘미가 느껴질 것이다. 소설이지만 소설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이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