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없다"     일반이 투자에서 실패하는 이유를 세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좋은 주식이라고 생각하고서도 긴가민가해서 못 사고 말았다. 2. 좋은 주식인줄 알면서도 조금 올라서 팔고나니 더 올라서 다시 사지 못했다. 3. 좋은 주식인 줄 알면서도 가격이 너무 떨어지고 나쁜 이야기가 나오니까 견디지 못하고 손절했다.   이 세 가지 때문에 주식으로 손해를 보는데 그 공통 원인은 바로 '믿음이 없다' 이다.(76p.)         다시 처음의 삼광유리의 전체 챠트로 돌아가서 이렇게 멋진 상승 흐름에서도 왜 수익을 얻을 수 없는지 다시 생각해보자. 시세의 흐름은 단순한 것 같지만, 그 과정에는 수많은 일반의 손실이 쌓여 있다. 상승 구간의 중간 중간에 저 기업을 매수했던 사람들이 거의 모두가 손절하고 매도한 돈이 쌓여서 저런 시세가 만들어진 것이다. 저 기업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믿음이다. 믿음이 없이는 뉴스 하나에도 흔들리고 외국인 매도 소식에도 흔들린다. 기업을 믿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철저한 연구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중에 혹시 부도가 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게 되거나, 기업의 실적이 악화된다는 소식이 나올지 모르니, 실제로 미리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그럴 경우에도 손해가 안 나는가를 분석해 두면 좋다. 그렇게 해서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여 자기 판단을 믿는 것 외에는 수백 번 매도하도록 심리적으로, 차트로, 악재로 가용하는 세력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80-81p.)     오직 믿음   오직 믿음? 오직 믿음! 무슨 종교 서적도 아니고 경제 서적에서 '오직 믿음'이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책을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나는 한 때 주식 강의 찾아 다니며 듣고, 책 읽으며 독학해서 주식 투자로 돈 벌어보겠다고 설치다가 꽤 큰 금액을 날려보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고 너무 큰 금액을 잃었기에 패닉에 빠졌던 나는 서둘러 그 상황에서 도망쳐 버렸다. 그 일로 한강에 가서 뛰어내리거나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지는 않았지만 몸과 마음에 큰 병이 생겼었다. 6,7년.. 세월이 흘러 지금은 건강도 회복하고 마음의 안정도 얻었지만 지금도 주식은 위험하다, 할 게 못된다는 생각은 그대로(였)다.   『쥬라기, 부자가 되는 0.4%의 비밀』이 나의 생각을 바꿨을까? 보시다시피! 그렇다. 바꿔주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생각하고 있었는지 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왜 실패했는지도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 맞다. 나는 '믿음이 없었다'. 나는 자본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시세 차익을 노렸다. 나는 욕심을 부렸다. 나는 늘 세력의 마수의 사정권에서 놀아났다. 나는.. 모르면서 투자했다. 가장 치명적인 사실, 모른다는 사실을 몰랐다! 결국 나의 실패는 시간문제였을 뿐이었던 것이다. 가치투자의 성공 역시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주장이 뼈에 사무치는 이유다.   믿음을 가지고 산 주식은 가격 변동을 아예 쳐다보지 않는 것이 좋다. 주식을 사 둔 다음에는 주식에 한눈팔지 않고 자기 본업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번이라도 세력의 마수의 사정권에 들지 않는다. 모의투자라면 모를까 자기 돈이 들어가 있는 주가를 매일 보면서 세력의 저런 집요한 공격을 버텨낼 자신이 있는가? 나만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40년 이상 그런 변동을 일관되게 견뎌낸 것만으로 워런 버핏은 전설이 되었다. 그런 인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두길 바란다.(81p.)   알겠다. 믿음, 오직 믿음! 그렇다면 이젠 어떤 기업을 선택할 것인가가 문제로군. 에? 아니라고? 아직도 멀었다고? 어떤 기업을 선택할 것인가가 문제가 아니라 믿음을 지키는게 문제라고? 음..   모르는 기업, 그래서 믿음이 없는 종목은 애당초 매수해서는 안된다. 필연코 손절하고 나올 주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급적 시세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시세를 볼 때마다 수익의 가능성은 낮아진다. 시세란 개인들에게 손해를 주기 위해 변동하는 것이지 개인이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변동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실인데,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일반의 수익과는 관계없다. 주가지수가 1000에서 2000을 넘어 올라도 주식으로 망하는 사람이 태반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세의 변동을 만드는 것은 여러분의 손실을 이익으로 취하려는 세력이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시세의 움직임으로 하지 말고 시세와 무관한 기업에 눈을 맞추고 해야 한다. 아무리 가치투자 책을 많이 읽고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를 달달 외워도, 그래서 아무리 좋은 기업을 발굴하여 매수해도 믿음을 통하여 시세의 변동을 견디는 면역력을 키우지 못하면 다 무용지물이 된다. 다시 삼광유리의 차트를 과거로 돌려서 하루하루 봉을 넘겨가면서 연구해 보는 게 좋다. 그래야 뼛속깊이 깨닫고 시세의 유혹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82p.)   뼛속깊이 깨닫고 시세의 유혹을 견뎌낼 힘을 기르기 위해 한번만 더 짚고 넘어가자. 결국 똑같은 얘기이긴 하지만 '가치 투자', '장기 투자'만이 개인이 주식 투자를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 한번만 더!   게임을 바꿔라   지수가 이번 주 상승을 할지, 다음 주까지 바닥권을 좀 더 다질지는 알 수 없다. 한국의 지수가 오르느냐 내리느냐는 전적으로 외국인 마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막강한 자금력에 한국 주식의 1/3을 손에 쥐고 있는 큰 손이며, 정보력과 노하우도 뛰어나서 주가를 움직이는 모멘텀을 자기 계획대로 만들어낸다. 그러니 단기로 모멘텀에 의해 세시의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법은 바로 엿장수가 가위를 몇 번 치는지를 엿장수하고 내기를 하는 것과 같다. 개인이 이기려면 게임을 바꾸어야 한다. 바로 시세와 모멘텀을 떠나서 시세의 본질인 기업의 펀더멘털에 기준을 두고 시간을 충분히 길게 해서 엿장수가 가위치다 지쳐 쓰러질 떄까지 승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엿장수가 몇번을 치든 무시해 버리고 시선을 가격에 두지 않고 펀더멘털에 둔 채 세월을 낚는 승부를 펼치는 것이야말로 개인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이 된다. 그래서 펀더멘털과 장기투자는 한 패키지가 된다. 우리 시장에서 만기가 정해진 옵션, 선물, ELW, 그리고 원천적으로 장기 보유가 불가능한 미수와 신용, 주식 담보대출로 투자를 하는 것 역시 엿장수의 게임 속에 들어가서 엿장수를 이기겠다는 생각이다.(90p.)     여기까지가 『쥬라기, 부자가되는 0.4%의 비밀』10장 가운데 3장까지의 내용이다. 3분의 1 정도의 분량을 주식 투자를 해야하는 이유와, 개인이 주식 투자를 할 때는 가치 투자, 장기 투자를 해야만한다고 설득하는데 썼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니 꼭 '뼛속깊이' 새겨둘 일이다.   나머지, 4장에서 10장까지는 투자 종목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나온다. 3장까지 읽다보면 나처럼 잘못된 투자(모르면서 투자하거나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로 큰 돈을 잃고 다시는 주식 안한다고 못박고 살던 사람도 생각을 바꿔 다시 제대로 된 투자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만해도 책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말 중요한 건 4장부터 10장까지의 내용이다. 제대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소리, 옳은 소리라 해도 '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하고 스쳐버리면 그만인 것이니까.   저자의 말처럼 100세 시대에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 지금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종잣돈 얼마가 아니라 성장할 기업을 알아보는 안목일 것이다. 어떤 분야든 안목을 기르기 위해선 관심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하다. 비록 실패한 경험이라해도, 나는 얼마나 비싼 댓가를 치르고 그 경험을 했던가! 이제 그것을 나의 자산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과거의 실패, 거쳐온 회사들, 지금 다니는 회사, 만들었던 회사(지금은 폐업 신고해서 없음)... 하나도 버릴 게 없는 자산이다. 가치있게 만드느냐 한낱 실패한 과거사로 버려두느냐, 선택은 나에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