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네시로 가즈키님의 신작을 만나보는 것 같다. 그의 이야기들은 항상 유쾌하고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청춘물이면서도 긴 여운을 남기며, 애잔한 감동까지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라는 책이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을때 이번에는 과연 어떠한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을지!! 기대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범상치 않은 제목과 명랑만화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표지의 분위기에서 왠지 지금까지 만나본 가네시로 카즈키님의 여느 책들과는 다른 오로라를 느낄 수 있었달까? 그리고 그 예상이 어긋나지 않았고, 일반 소설이 아니라 ’시나리오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시나리오집이라는 것 자체가 약간 실망이 되기도 했다. 보통 일반사람들은 접해보기 쉽지 않은, 말 그대로 영화나 드라마를 찍기 위한 대본이기 때문에 일반 소설 형식보다는 읽기 까다롭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처음 접해보는 스타일의 책이기 때문에 몰입해서 읽기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과연 가네시로 가즈키님은 어떠한 이야기로 그만의 시나리오집을 완성했을지 일단 읽어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주인공 이노우에 가오루는 도지사나 총리대신 등의 VIP를 경호하는 SP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들이 나쁜 마음을 품거나 살의를 품으면 알아챌 수 있는 특수한 감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초능력같은 그러한 능력으로 테러리스트와 같은 위험요소를 미리 읽어내 SP라는 자신의 직업을 더욱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노우에는 어렸을 적 자신의 부모가 테러리스트에게 칼에 찔러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하여 가끔씩 트라우마나 패닉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과거의 기억과 범상치않은 능력으로 인해 그는 SP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고 보여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그의 앞에 목숨을 걸고 지켜야만 하는 VIP가 등장하고, 점점 막아내기 힘들어지는 지능적인 테러리스트들이 나타나는데..

500페이지가 넘는 얇지 않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안에 읽어버렸던 것 같다. 그만큼 일단 SP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의 소재가 신선했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또한 일본에서 이 가 실제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까지 했고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여러 부분에 가네시로 가즈키가 주석을 달아 드라마를 찍었을 당시의 이야기를 약간씩 들려주기도 한다는 점이 더욱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높여주었다고 할까? 또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생각보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나중에는 좀 헷갈리는 부분도 생길 수 밖에 없었지만, 이야기가 클라이막스를 달려가는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속에서도 스피드있게 진행되는 상황전개와 액션신 등에서 박진감을 느낄 수 있었고, 실제로 드라마의 장면들이 머리속에 그려지 듯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주조연들의 가끔씩 빵빵 터뜨려주는 말과 행동들이 유머러스한 부분도 느낄 수 있게 해주어 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기존의 소설들에 염증을 느끼던 사람들이 있다면 대사와 지문 등으로만 이루어진 시나리오집인 이 를 읽어보라고 꼭 권해주고 싶어진다. 조만간 시간을 내어 의 드라마도 꼭 볼 수 있길 바라며, 이번에도 가네시로 가즈키의 또다른 매력에 느낄 수 있어 책을 읽는내내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