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선인장은 에쿠니 가오리의 동화같은 시선이 담긴 예쁜 책이다.

오래된 건물인 호텔선인장에 사는 모자, 오이, 숫자2가 함께 살아가며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물론, 그 속에서 뜻밖에 이별의 순간을 겪어야 하는 상황도 오긴 하지만,.....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 또한 다른 세 친구.

대학교 시절, 나도 두 명의 친구와 친하게 지내며 수업 뿐 아니라 함께 놀러 다니기를 즐겼다.

그 와중에 우리 모두가 호텔선인장을 읽고 난 뒤에는

호텔선인장 속 세 친구에 우리를 투영하기도 했었다.

저마다 특징이 있는 세 친구 속에 우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 또한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해서이기도 했겠지.

평범한 일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듯,

같은 곳에 사는 친구들과 우정을 쌓으며 더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

그 모습 속에 느껴지는 낯설지 않음과 따뜻함이 참 좋았다.

호텔선인장 같은 곳이 있다면,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대학교를 함께 보내며 시간을 나누었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세 사람처럼

호텔선인장에 살던 숫자 2, 모자, 오이.

이 세 친구도 자신만의 삶을 이제는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호텔선인장을 다 읽고 난 후라서 그런지, 그들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곤 한다.

분명히, 어디서든 잘 살고 있겠지.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 받으며 삶을 공유하는

우리 세 사람처럼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인생의 따뜻함을 즐길 수 있으니, 부디 그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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