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큭큭큭 거렸나 모르겠어요. 그동안 책보면서 웃음지었던 적이 언젠가 싶을 만큼 이 책이 주는 웃음이 값지게 느껴졌고 신선했어요.
웃음 포인트가 보석처럼 박혀있어 보석찾는 기분이 솔솔했답니다. 아이들에게 정말 강추하고 싶은 책이에요.

그리고 부모님들께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들에게 놀이가 갖는 강력한 힘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이면서 책읽기의 즐거움을 더불어 느껴볼 수 있다지요.
아이들 속내를 훤히 들여다 보는 듯한 채인선 선생님의 글에 아주 반해버렸네요~^^

저뿐만 아니라 제 딸도 정말 재미있다고 강추합니다.^^

먼저 삼총사를 만나 보세요.
시금치를 무척 싫어하는데다 뭔가 맘에 안맞으면 "치! 치!" 하는 통에 시금치라는 별명을 얻은 수미, 키가 크고 몸이 길쭉하고 얼굴도 팔다리도 하얗지만 도톰한 두볼이 늘 발그레해서 맛살이란 별명이 있는 예은이, 그리고 별명이 당근인 해령이가 삼총사랍니다.
놀기 대장인 삼총사의 별명도 참 재미있지요?
지금부터 이 삼총사가 어떻게 노는지 알려드릴텐데요. 정말 기가 막히게 놀이를 찾아내 노는 삼총사의 모습과 노란옷을 입고 계란 역할을 하는 수미 동생 선미의 활약상도 지켜볼 만하답니다.

이 책은 글도 글이지만 그림이 정말 재미있어요. 그림만 들여다 보아도 웃음이 난답니다.~^^
삼총사의 별명에서 연상되는 음식이 바로 김밥~
그래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놀이도 김밥놀이네요.
셋 다 김밥을 좋아해서 김밥놀이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 놀이가 가장 다툼이 적은 놀이라고 하네요.
김밥놀이를 할때면 선미를 달걀로 정중히 모신답니다.
이불위에 시금치, 맛살, 당근, 달걀이 들어가면 해령이 언니가 이불을 돌돌 말아줍니다. 그러면 달걀은 맛살, 당근, 시금치 틈바구니에 껴서 비명을 지르다 이불밖으로 튀어나오는데 이걸 김밥 옆구리 터졌다고 한대요. 선미가 엄마한테 달려가 언니들을 이르며 잉잉거리면 엄마는 김밥에 달걀이 빠지면 맛이 없다고 한마디 하지요. 그럼 선미는 다시 이불로 와 김밥 속으로 들어가 눕는답니다.
몇 번 하다보면 모두 땀으로 흥건해지는데 삼총사는 이걸 깨소금과 참기름이라고 하네요. 아이들의 이러한 무한한 상상력은 놀아본 아이들만 느껴볼 수 있겠죠?

김밥놀이를 하고 나면 삼총사는 허리며 다리가 아프다고 선미 의사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달걀역할을 하느라 토라진 선미는 어쩔 수 없이 병원 놀이에 가담하게 되는데요. 아빠의 허연 와이셔츠를 주섬주섬 입고 오는 선미가 너무 귀엽답니다. 병원놀이 하는 아이들 이야기를 읽어도 어찌나 재미난지요.
특히나 귀여운 선미 의사선생님한테는 저도 가서 진료를 받고 싶을 정도에요.

청소도 놀이로 승화시키는 삼총사~
재미없는 것도 놀이가 되면 아이들은 즐겁고 신 나게 맡은 일을 해내지요.
여기엔 엄마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지구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엄마에게 묻자 놀이방을 살리면 된다고 해요. 지구는 아주 많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자 자기방을 살리는게 지구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방을 깨끗이 치우는게 방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해주지요. 그러자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방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지구를 살리는 아름다운 공연이라고 칭찬해 주셨죠. 그 이후에도 엄마가 정리를하지 않으면 다음에 놀지 못하게 했기에 정리정돈은 했답니다.

이번 놀이는 선미가 주인공이에요.
선미는 아파트단지에 이삿짐 차만 나타나면 "우아!"하며 감탄을 하고 이사를 가자고 부모님을 조릅니다. 아무리 졸라도 소용이 없자 선미는 혼자 이사를 가겠다고 선언을 했죠.
선미는 보자기 두개에 자신의 짐을 싸서 이사를 갑니다. 그런데 그 이사라는게 참 재미있어요. 선미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이 작가 선생님은 아이의 마음을 어찌 이리 잘 아시는지 정말 감탄스러워요.
식탁 아래는 기둥이 있고 레이스 식탁보가 흘러내려 궁전 분위기가 난다며 행복하게 잠도 잡니다. 그리고 다음날에 또 이사를 가는데 그곳은 바로 화장실~
선미가 화장실에 자신의 물건을 정리해놓은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네요. 천연덕스럽게 책보는 선미가 마냥 사랑스러워요.
선미는 삼총사 언니들 나이가 되면 더 놀이대장이 될것 같아요~^^
무엇보다 늘 삼총사 놀이에 이용당하는 느낌이었는데 이 놀이는 언니들이 선미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니 그 또한 참 예쁘고 기분좋은 모습이랍니다.

놀이를 통해서 아이는 성장한다고 하잖아요.
이 에피소드를 읽어보면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동화책이지만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아이들에게 왜 놀이가 필요한지, 놀이의 긍정적 효과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지요.
삼총사가 맨날 놀기만 하지만 그 노는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아직은 그 질문에 답하기엔 어리지만 삼총사는 분명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더 많을 것이고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게 분명합니다.

삼총사가 늘 문제없이 잘 지낼까요? 3은 다소 불안한 숫자이기에 결국 편을 갈라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아이들은 놀이를 만들어내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다투는 언니들 때문에 우체통이 되어야 하는 선미가 안쓰럽기는 하지만 그 모습이 실제 상황으로 연상이 되면서 어찌나 귀엽던지 웃음이 절로 나더라구요.
아이들은 다투면서 더 가까워진다더니 요 삼청사의 다툼도 흐지부지 마무리가 됩니다.

이정도 되면 엄마들은 슬슬 걱정이 되지요. 맨날 놀기만 해서 괜찮을까 하고 조바심도 날테고 스멀스멀 걱정스런 마음이 올라올 테지요.
저는 아이들도 공부를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걸 아이들이 직접 느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어른들 때문에 경험하기 힘들어질 뿐이죠.
실컷 놀면서 내 주변의 것들에 관심을 갖다보면 슬슬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해 보고 싶어지겠죠. 공부를 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찾아갑니다.
놀이터에 늘 삼총사만 있고 아무도 없다는 것에 의문을 갖게 되고 왜 아이들이 없는지를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는 그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왜 공부가 필요한 지 설명을 해주는데요. 엄마의 현명한 설명에 저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시금치, 맛살, 당근은 각자의 관심 분야에 맞는 책을 읽기 시작하고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쓴 것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당근 해령이의 글이었다죠.^^

이 책이 생생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채인선 선생님의 둘째딸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채인선 선생님은 말씀하십니다. 아이들이 놀지 못하는 것은 식물에게 햇볕을 막는 것과 같다구요.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는 절대 긍정성은 어릴때 실컷 논 시간만큼 형성된다고요.
1학년이 된 아들을 보면서 저도 이 말에 충분히 공감이 된답니다.
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방과후에 늘 놀이터에서 단짝 친구와 신 나게 노는 아들의 변화를 보면서 놀이가 주는 긍정성이 얼마나 큰지 알수 있겠더라구요.
아들에게 이런 면모가 있었나 싶을 만큼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고 너무나 밝아진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다라구요.
어릴 때는 실컷 놀아야 한다는 말이 그냥 나온 얘기는 아닌듯 합니다.
저 역시 어릴적 동네에서 날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친구들과 놀던 기억을 생각하면 늘 행복해지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런 기억이 별로 없는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행복한 기억은 친구들과 신 나게 뛰어노는 시간이 아닐까 싶은데 요즘은 그럴 시간을 갖는다는 게 정말 어렵잖아요.
아이들의 노는 과정에서의 무한한 상상력과 놀이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긍정적 효과를 이 책으로 대신 느껴보시고 아이들에게 놀이의 시간을 갖게 해주심 좋겠네요.
이 책을 읽다보면 놀이가 이렇게 많고 재미있나 싶은 생각이 드실거에요.
채인선 선생님의 글에 대한 만족감에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은 우리 아이들도 이런 삼총사가 있으면 참 행복하겠다 하는 거에요.
울 딸도 이 책을 읽고 요런 친구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며 삼총사를 부러워 하네요.
삼총사가 또 어떤 놀이를 할지 더 읽어보고 싶어지는 끝이 아쉬운 책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