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の中心で、愛をさけぶ  :: 片山 恭一

제목이 거창해서인가,
책을 읽기 전에는 뭔가 거대한 스케일의 내용을 상상 했더랬다.
그런데 정작 소재는 구태의연 하다 할만한 불치병 이야기인데다
10대의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길래 왠지 김이 빠지고 말았달까.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히트를 쳐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제목 한번은 들어봤음직 할 만큼,
정말이지 신파는 불멸의 베스트셀러구나, 싶은 마음부터 들더라.

한번쯤 불치병으로 죽고 싶어하는 감수성 어린 소녀들이 많아서,
그런 아이들에게 어필해서 인기가 있었던건가, 하고
다소 시니컬한 태도로 시큰둥하게 책을 읽어나갔는데
막판에 눈물을 흘리고 만 자신을 발견하고 어랏, 하며 당황해버렸다.
우와, 역시 이래서 신파가 본전치기는 하는거구나, 랄지.

가타야마 쿄이치는 가장 먼저 읽었던 <비오는날 돌고래들은> 에서
그렇게까지 인상적인 필체가 아니었었던 것 같은데
여기에서는 그 건조함에 듬뿍 물이라도 준 것처럼 감성이 넘친다.
열의를 다해서 단숨에 써내려갔다고 생각 되어질 정도랄까.
읽는 쪽도 놀랄 정도로 몰입도 잘되고 무서운 속도로 읽혀 내려간다.

나는 비교적 신파에 드라이 해진 편이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가슴에 공명 되는 대사가 같은 소재의 다른 책보단 많았다.
비록 뻔한 구애 대사의 재구성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일부를 발췌.


p33.

돌연 무서운 확신에 사로잡혔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지금 이 순간보다 더한 행복을 바랄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행복을 언제까지나 소중하게 지켜가는 것 뿐이다. 내 손에 넣은 행복이 어쩐지 두렵게 느껴졌다. 만약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행복의 양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이 순간에 평생 분의 행복을 탕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82.

" 자신만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으면 돼. 자신만 갖고 싶은 것을 살 수 있으면 돼. 하지만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자신보다도 상대방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만약 먹을 것이 조금밖에 없으면 나는 내 몫을 아키에게 주고 싶어. 가진 돈이 적다면 나보다 아키가 원하는 것을 사고 싶어. 아키가 맛있다고 생각하면 내 배가 부르고, 아키한테 기쁜 일은 나의 기쁜 일이야. 그게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야. 그 이상 소중한 것이 달리 뭐가 있다고 생각해? 나는 떠오르지 않아. 자신의 안에서 사람을 좋아하는 능력을 발견한 인간은 노벨상을 받은 어떤 발견보다도 소중한 발견을 했다고 생각해. 그걸 깨닫지 않으면, 깨달으려고 하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하는 편이 나아. 혹성에든 뭐든 충돌해서 빨리 사라져 버리는 편이 낫다고. "


p199.

"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을 생각해 보려무나. 이쪽이 처음부터 마음에도 두지 않은 사람은 없어져도 아무렇지도 않을 게다. 그런 것은 없어지는 것 축에도 들어가지 않아. 없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없어지면 그 사람은 정말 없어지는 것이지. 요컨대 사람이 없어진다고 하는 것도 역시 사람에게 보내는 마음의 일부분일 수 있다는 거야. 좋아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부재가 문제가 되는 것이고, 부재는 남겨진 자에게 슬픔을 가져온다. 그러니까 슬픔은 모두 마찬가지란다. 이별은 괴롭지만 언젠가 다시 맺어지자, 하는 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