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귀여운 과학책을 만났다. 과학책이라 하기도 뭐 한 그림책, 만화책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내용이 이처럼 알차고 귀엽고 재미있을 수 있을까.

더숲에서 출간된 <비커 군과 실험실 친구들>은 말 그대로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실험도구들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다. 아주 귀여운 캐릭터와 이야기가 결합되었다. 초중고등학교 때, 혹은 대학 때 화학 수업을 들었다면 여전히 만나봤을법한 실험도구들을 세밀하고 자세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그려낸 책이 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화학을 매우 좋아했던 학창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실험실에서 고군분투한 실험을 하며 보낸 기억이 나서 그런지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심지어 아들 친구 생일 선물로 이 책을 선정하여 선물을 하였다. 아들에게 "사줄까?" 했는데, "아니~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돼"라는 대답을 듣고 괜히 내가 더 아쉬웠다는... 사실 내가 더 갖고 싶은 책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집필되었다는 얘기와는 달리, "술판을 벌일 때는 꼭 약품을 담은 적이 없는 새 친구들을 사용하라"라고 조언하는 대목에서는 "흠... 술판이라니... 초딩이 보는 책인데..." 하는 고리타분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점은 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과학에 호기심이 많다면, 이 책을 소개하면 매우 흥미롭게 볼 것 같다.

이렇게 실험실의 실험도구들이 많았던가... 이 책을 한번 본다고 모든 실험실 도구들이 내 머릿속에 남거나 그려지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도구들이 있구나, 이런 식으로 사용했구나 하는 개념을 잡기에 너무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든다.

비커군과실험실친구들, 우에타니, 오승민, 과학, 과학실험, 실험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