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고향인 산티니케탄에서 그의 모국어인 벵골어를 배우고 그의 시를 번역했던 곽재구 시인의 소중한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문장 한 줄 한 줄 그 자체가 시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을 위해 떠나서 머무를 수 있는 용기가 멋지고 참 부러웠다. 그 시간 동안 그는 참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 하루종일 500원으로도 행복할 수 있고, 언제나 웃는 낯으로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그들의 소박한 삶이 참 이쁘게 보인다.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과거는 우리에게 전생이나 마찬가지다. 그 전생들이 쌓이고 쌓인 것인 지금이고 더 나아가서는 미래가 될 것 같다. 그러므로 지나간 1초조차 전생이나 마찬가지이다. 그 무수한 시간 속에서 그가 만난 자연과 꽃들 그리고 시간 속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시간에 쫓기면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분좋은 휴식을 전해 준다. 뿐만 아니라 타고르의 아름다운 시와 곽재구 시인의 살아 있는 시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가 없다. 산티니케탄의 자연과 그 속에서 릭샤를 모는 이들, 그리고 가정부 일을 하는 마시들과의 일화들은 가슴 아프면서도 따뜻하게 전해온다. 어떤 타이틀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아끼고 사랑해주는 마음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곳의 불편함이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시인과 같이 배워가는 벵골어도 참 예쁘다. 어디서든 노모스카 하고 반갑게 인사해줄 것 같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시간을 사랑하고 행복해 하는 것 뿐이다. 그들처럼 돌아오는 축제를 즐기고, 차 한 잔과 한 끼 식사에 행복하고, 작은 것도 나눌 줄 아는 그리고 서로의 이름을 끝게 불러주며 인사할 수 있는 작은 여유들 속에서 삶의 진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