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은 왜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했을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듯이 아이가 있고,

게다가 그 인원수가 많으면 신경 쓸 것이 많다는 얘기였겠지 싶다.

 

내가 20대 초반이었을 때에는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게 이해가 잘 안됐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예전에는 친구들 모임을 하면

끝없이 수다도 떨고 재미있었는데, 어느 새 한 두 명씩 아이 때문에

못 나오기 시작하고 아이를 데리고 나오면 아이를 돌보느라 대화에

동참하지 못하거나 대화의 흐름이 계속 끊기는 경향도 있다.

 

직장 동료 중에 '사우나에 가서 마음 놓고 떼 좀 밀어 봤으면 좋겠다'라고

넋두리를 한 사람이 있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매일 야근을 하다가

피곤에 찌들어서 밤 12시나 새벽 1시가 되어야 돌아왔고, 육아는 온전히

그녀의 몫이었다. 그래서 아이를 놓아 두고 화장실 가는 것 조차

마음이 놓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우나에 가서 2시간씩 온탕 찜질을 즐기고

떼를 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마음껏 목욕을 즐기고 싶다는

아주 사소하고 소박한 소원이었는데,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다. 맞벌이를 함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상당 부분이 여성의 몫이라니 말이다.

 

아이로 인해서 즐겁고 행복한 것도 많겠지만, 아이로 인해서 희생하고

감수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여성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많고 부부 단 둘이서도 충분히 즐겁다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처음에는 다소 급진적이고 쇼킹한 느낌도 있었지만, 이 책이 펼치는 논조에 공감이 갔다.

 

'아이를 낳는 것이 곧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한  여성들이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치고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함으로써 사회에 

무한히 기여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