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머리로 기쁨을 느끼며 차분히 읽어가고 이 같은 책은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서 점점 심장이 뜨거워지고 뭔가 뜨거운 것이 울컥울컥 올라와서 마지막 책장을 다 넘기고 나서는 아쉬운 마음과 함께 아무런 할 말이 없는것 같기도 하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소설보다 더 재미있으면서 가슴벅찬 감동을 느끼게 해준 책이라서, 느낀 것을 잘게 부수어 언어로 표현하기 보다는 그냥 뭉클한 감동상태 그대로 남고 싶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먼저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놀란 부분은 미국이 소수인종에 대하여 이렇게나 인종차별적 나라인지 정말 몰랐다는 거다.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부모님 1세대로부터 한국식 가정 교육을 받았지만 태어나길 미국에서 자라나 한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들의 정체성의 고통, 백인사회에서 겪어야 되는 따돌림과 끊임없는 비판적인 시각에 제대로, 똑바로 자라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한, 성인이 되어서는 어떠한 사회에 자신을 몸담아야 하는지-백인 중심주의 사회에서 동양인이라는 정체성을 부정하고 '바나나'로 살것인지 아니면 좁은 소수인종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그 댓가로 주변부 인생으로 밀려나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지-끊임없이 선택을 강요하고 변화에 적응 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며 같이 아파할 수 있게 해준 점이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일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정말 이 얘기를 듣지 않았다면 나는 줄곧 예전의 믿음 그대로 1%에 속하는 사람들은 태생부터, 유전적으로 나랑 다른 인간들로 그들이 이룬 성취를 별나라 얘기를 듣는 것처럼, 그냥 옆으로 치워버렸을 텐데 앞으로는 분명히 다른 각도와 시각에서 그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점이 소득이라면 큰 소득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얘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비롯해 부모님의 조국이 아닌 곳에 태어난 미국계 한국인이-전 세계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든 한국계 사람들에게 부디 좁은 자신만의 우물 속에 함몰되어 오로지 개인의 성공만을-이때의 성공도 주류사회와 관계맺기가 용이치 않으므로 한정된 과학, 학문, 기술분야로 한정되어 버린다-추구하는 공부벌레형 인재가 되지 말라는 충고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글의 마지막에  21세기가 요구하는 리더쉽에 대한 얘기를 시작으로, 이제는 미국에서 한국계 대통령도 나오고 전 세계에서 훌륭한 멘토로 삼을 만한 리더가 나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가 된다는 것이 또한 나랑은 전혀 관계없는 금성이나 태양의 얘기들 같이 별나라 얘기가 아니라 리더는 만들어지고 스스로의 결단과 도전, 변혁을 위한 노력과 열정으로 얼마든지 자기것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진행형이라는 점에 확신을 가지고 동의하게 된다.

 

 책을 통하여 만나본 권율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불완전함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장애물이 되고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에 결국 역경을 하나씩 하나씩 헤쳐나갈 수 밖에 없었으며,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리더로서 목표을 세웠을 때 비로소 다른 긍정적인 감정들도 더불어 부수적으로 얻으며 성장해 나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사람들의 우러러봄이나 호기심 어린 시선, 명예와 돈 따위는 별로 중요치 않다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자신이 스스로를 봤을 때 멋있어야 하고 진실되어야 한다. 그리고 옳다고 믿는 가치를 향해 모든걸 걸고 싸울 줄 하는 도전정신과 노력들이 합해진 과정들이 바로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들로 점점 가슴이 뜨거워진다.

 

 어느새 그의 열정이 내 속에도 하나의 불씨를 지펴놓았는지 천천히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