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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당연히 아파야 하는 것일까. 이 물음은 한동안 대한민국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요즘 청년들이 아프다는 것은 전 세대가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정작 청년들은 침묵하고 있기에 그들의 아픔이 논쟁의 주제가 된 것. 사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다. 아픈데 침묵하는 것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청년들은 삼포세대라는 오명을 쓰고서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있다. 취업, 결혼, 출산 어느 한 가지도 쉽지 않은 세대이지만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든지 아프다고 소리치든지 할 생각 없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춰 스펙을 쌓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더욱 책 속 나성공이 나청년에게 가르침을 준 부분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이미 청년시기를 다 겪은 장년, 노년층들은 청년들에게 말한다. 청년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낭만을 즐기라고. 하지만 현실은 낭만을 즐기지 말라고 반강요한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시험에만 목을 매는 청년들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다.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대학 졸업과 동시에 수 천만원 빚을 지고 졸업하는 이들에게 월급, 복지 등 여러 면에서 불리한 중소기업 취직이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등록금 대출금을 갚고 집을 사고 결혼비용을 벌고 출산, 육아까지 감당하려면 필요한 돈은 만만치 않은데 소득은 뻔한 그런 상황. 단순한 말로 '아프니까 청춘이지'라며 청춘의 아픔을 그 시기에 으레 겪는 상황으로 넘기는 것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저자는 청춘들의 아픔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청춘 소수가 아픈 것이 아니라 대다수 청춘들이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취업, 결혼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아 아파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청년 개개인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에는 다각도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분석하고 있는데 그 중에 부동산, 신자유주의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특정 시기에 부동산 폭등을 경험한 세대가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직업보다도 오히려 어느 지역에 집을 샀는지에 따라 소득의 편차가 컸다. 또 그들을 아버지로 둔 자식들은 그 특혜를 대물림 받는다. 이런 운이 작용했고 그 폭등한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 정부는 계속 집값 부양 쪽으로 부동산 정책을 펴고 있다. 분명 젊은 세대들에게 불리한 판이다. 신자유주의는 어떠한가. 정부의 개입보다 시장의 자유활동을 우선시하는 자유주의는 1920년대 후반 미국 대공황으로 수정자본주의로 변경된다. 이 수정자본주의는 또 1970년대 오일쇼크로 신자유주의로 변경됐다.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대기업, 다국적기업들은 활동하기에 최적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정부는 규제완화를 외치고 양극화는 극에 치닫게 된다. 이런 시대에 좋은 데 취직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부자 부모나 갑부 조부모를 만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물론 신자유주의도 언젠가는 막을 내릴 것이지만 이런 시대적인 흐름도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기조가 당분간은 지속될텐데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삶을 살아야 할까.

인생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할까.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나성공과 나청년의 이야기 부분이었다. 39살에 사장이 된 나성공과 34살 말단 사원인 나청년. 나성공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나청년에게 가르침 형식으로 전수해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에 남는 내용들이 부분 부분 있었다. 젊은이들에게는 '종잣돈'을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청년들은 열정, 정보 등의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기회를 잡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돈'문제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한테는 기회를 잡기 위한 종잣돈이 당연히 중요하고 작가 등 종잣돈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구직자들도 '여유'가 있어야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가르침은 인생의 목표가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돈은 행복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하지만 그 조건이 충족된 이후에는 '나눔의 삶'을 사는 것이 좋다. 돈을 벌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나성공은 대답한다. "나누며 살 수 있다는 점"이라고. 돈을 벌고 나서는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한 길이다. 일단 목표를 가지고 철저한 준비를 하자. 철저한 준비는 자신감을 주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돈 이상을 벌고 나눔의 삶까지 이루자. 요즘 청춘들이 아픈 것은 개인의 문제보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 탓만 할 수는 없다. 아프다고 적극적으로 말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여러 모로 청년층들의 고민을 깊이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