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덧날개에 씌어 있는 말.

-나는 하고싶은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어-

그냥 빼내어버리는 책을 설명하는 그 말이 내게는 참으로 아리게 다가왔다.

나의 소중한 두 아이가 늘 내게 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6학년인 아들은 꿈이 아빠가 되는 거라 하고, 4학년인 딸은 주부가 되는 거라 한다.

그거 가지고는 생활을 어찌 하니? 하고 질문하니, 아들은 회사원이고 딸은 부자 남편을 만나는 거라 한다. 내가 어찌 키웠길래 내 아이들의 답이 저러할까? 참 오랜동안 고민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내 아이야.

존 아저씨가 가졌던 수많은 꿈 중에서 내가 먼저 가져야하는 꿈은

  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아직도 이것은 내게 실현되지 않은 꿈이지만!

  늘 교사로 아이들과 마주하며 내 반 아이들의 꿈만을 고민하며 자아를 키워주는 일에만 분주했던 거 같다. 내 집 아이들에게도 그만큼의 관심을 내가 좀더 일찍 가졌더라면 하는 후회도 있지만, 아직 늦지 않았음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학부모총회 날, 우리반 어머님들께 이 목록을 복사하여 선물로 드렸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꿈으로 가지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래도 그 목록에 있는 거창한 해외의 장소들로 인해 주눅이 들어하셨다. 그러나, 나의 꿈을 말씀드리니 어머님들은 자신감이 순식간에 커지셨다. 내가 꼭 배우고 싶은 일 중에는 자전거타기, 인라인스케이트 타기가 있노라 했다. 그랬더니 어머님들께서 어떻게 해야 빨리 배우는 지에 대해서 또박또박 설명해주시는거다.

  아이들에게도 그와 같은 작은 꿈부터 가지시란 말씀을 드리고 배웅하니, 우리반 아이들의 꿈이 벌써 이루어진 것처럼 참 행복했다. 우리반 아이들도 내 집 아이들도 자신을 위한 꿈을 열심히 꾸는 친구들이 다 되었으면 좋겠다.

  꿈꾸는 일은 행복하다. 설령 가능하지 않더라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는 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꿈을 꾸는 이만이 이 말을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