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범신>님의 작품을 너무도 오랜만에 만났다.

그동안 박범신 님의 작품을 안읽어서 그런지 <소소한 풍경>을 읽어가는데 약간 어려웠다.

책의 제목으로는 소소한 이란 표현이 '작고 일상적이며 아름다운' 이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내가 제목만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다른 분위기의 책이였다.

 

오빠의 죽음 몇년 후 부모를 모두 사고로 잃게되어 혼자가 된 'ㄱ'

'ㄱ'의 집 터에서 시멘트로 뒤덮혀진 얼굴의 유골이 나오게 되고, 그 사실을 작가인 '나'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 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ㄱ'은 대학시절 줄곧 만나던 '남자1'과 동거를 하였다가 헤어지고는 혼자가 되어 고향 집인 소소의 집에 돌아왔다.

그곳에서 혼자 지내던 중 'ㄴ'이라는 노숙자 같던 남자에게 방을 하나 내어주고, 나중에는 집을 못구했다며 힘들어하던 'ㄷ'이라는 조선족  처녀에게 또 하나의 빈방을 내어준다.

그들은 각자 서로에게 고향이나 무엇을 했었는지 등에 대해서 일절 묻지도 않으면서 서로의 존재가 있는듯 없는 듯 지내게 되다가 하나의 '덩어리'가 되기도 한다.

서로 소유하지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은 각자 혼자였듯이 지내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기도 한다.

'ㄴ'이 우물을 삽으로 우물을 파기 시작했는데, 우물이 다 파여지면 그들의 관계는 끝이라는 것이 암묵적인 약속처럼 되었고, 'ㄴ'은 우물을 다 판 다음날 우물안으로 스스로 묻혀 구가 원하던 꽃길을 따라가게된다.

 

이 책의 전반적은 흐름은 우울하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이 깔려 있다.

주인공들의 이름을 'ㄱ' 'ㄴ' 'ㄷ'이라 한것이 독특하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비밀이기에 읽고 나면 잊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들을 그렇게 선택하였다고 한다.

 

작가인 '나'가 등장하기에 실제로 있었던 일인가 싶었는데, 그것은 아니였다.

순수하게 상상속의 이야기들로 소설이였다.

 

이야기의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인물들의 우울함과 죽음을 동경하는 듯한 분위기에서 왠지 까뮈의 <이방인>이 떠올랐다.

서로 덩어리가 되어 서로에게 조화가 되고싶지만 조화되지 못하고, 철저히 혼자인 세 사람.

타인에게는 선인장의 가시가 되어 박히지 않으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스스로 그 가시에 찔리고 있는 세 사람..

 

그 흔한 삼각관계나 사랑타령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들 세 사람을 통해서 작가 <박범신>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것인지, 솔직히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기에...이 책을 어렵다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찌보면 현대사회에 서로 어울려 있지만 이기적이고 혼자인 모습을 담는것 같기도 하고...

 

나로서는 약간 이해할 수 없기는 했지만, 책의 내용이나 흐름은 끝이 궁금해져 스르륵 읽어가게 만든다.

책의 뒷편의 평론가는 <박범신>을 <미완성의 작가>라고 표현하였다.

나도 박범신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

소소한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