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다. #절대강자, #괴물 정도다. 작가의 작품보다 TV에서 더 많이 본 기억이다. 작가로서의 그를 잘 모른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은 노구 작가가 자신의 과거와 일상에 대한 단상을 짧은 '언어유희'에 담았다. 그림에만 여백이 있는 게 아니라 글에도 여백이 있다는 그의 말처럼 짧은 단상이다. 여기에 오랜 세월 합을 맞춰 온 #정태련 화백의 그림이 글의 여백을 채운다.

 

작품은 더도 덜도 아닌 딱 좋은 감성적이다. 쉽게 읽히면서 유머러스하고 그 안에 적당한 욕지거리와 정치적 소신까지 담는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빗대 강원도 산골의 정서적 고립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을 고백한다. 그런 그의 탈출구는 SNS다. 암 투병으로 잃은 '주(酒)'와 얻은 '차(茶)'에 대한 이야기와 절대 늘지 않는 몸무게가 여생의 무게를 가늠하게 하며, 주변의 지인들의 변화를 권력의 변화인 양 살짝 아쉬워도 한다. 그리고 절대강자 서평에도 썼지만 6년이나 지난 지금도 저자의 '삐침'은 진행 중인가 싶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특정 '부류'로 나누고 그러든지 말든지 신경 안 쓴다고 하지만 사실은 엄청 신경 쓰임을 고백 아닌 고백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놈의 '글이나'로 표현하는 사고방식이 문제다." p75

거침없이 책장을 넘기다가 한참을 되새김한다. 나 역시 그놈의 '글이나'를 쓰고 싶은 소망이 있는지라 쏜살같이 달리다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방지턱을 만나 몸이 붕 뜨는 것처럼 '덜컹'거렸다. 누구는 그놈의 '글'은 아무나 써도 된다고, 이제는 글을 써야 한다고 부축이는데 저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일갈을 날린다. 나는 오는 이 안 막고, 가는 이 안 잡는 책 팔고 차 팔고 쉼을 주는 책방의 주인이 돼서 하루 종일 책 읽고 '글이나' 쓰고 살고 싶었는데. 내 포부가 일갈을 당했다. 제기럴.

 

오늘도

오늘의 태양이 떠올랐다.

늘 하는 말이지만

태양과 희망에는 임자가 없다.

가슴에 간직하고

요긴하게 쓰는 자가 임자다.

 

부디 노구인 작가의 내일에도 오늘의 태양이 뜨길 바라는 마음으로 건강을 염려한다. 그리고 책 여기저기 주소까지 친절히 알려주며 찾아 오길 바라는 심정을 드러내고 있으니 언제고 #감성마을에 발걸음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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