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니의 네번째 이야기, 부둣가 살인사건

프라이니 피셔의 시리즈도 벌써 4권에 이르렀다.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다. 나름 흥미로워서 출간된 이야기들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

한 권의 책에서 주인공 탐정 프라이니는 두 건의 사건을 마주한다. <부둣가 살인사건>에도 두 가지 사건을 맡게 된다. 하나는 프라이니가 직접 얽히게 되면서 파고들게 되고, 다른 하나는 의뢰를 받아 파고들게 된다. 전의 세 권을 읽었을 때는 단순하게 사건을 2개씩 다루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4권을 읽으면서 어떤 패턴 비슷한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단 4권인 <부둣가 살인사건>에서 다루는 사건은 아나키스트의 음모를 저지하는 것과 실종된 소녀를 찾는 사건이다. 하나는 비교적 규모가 큰 범죄를 다루고 다른 하나는 '소녀'가 연관된 사건인 패턴인 것이다.

특히 이 '프라이니 피셔 시리즈'는 여성이 중심이 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전까지의 이야기에서 프라이니 중심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4권인 <부둣가 살인사건>에서는 그녀 외에도 다른 여성 인물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먼저 1권에서 프라이니에게 고용되면서 그녀의 측근이 된 도트. 그녀는 이번에 프라이니로 오인받아 납치되지만 그 때 침착하게 아나키스트의 음모를 저지하는데 역할을 하게 된다. 3권에서 프라이니가 입양하게 된 두 명의 소녀 제인과 루스도 있다. 이 둘은 사라진 소녀를 찾는 사건에서 활약한다. 그 소녀와 같은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정보 제공에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소녀의 주변 인물들에게서 증언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하게 된다. 그 동안 '소녀'가 피해를 입는 입장만 보게 되어 아쉬웠는데 이렇게 스스로 한 몫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이전 시리즈들에서 볼 수 있었던 직업을 가진 여성을 새롭게 만난 건 아니지만, 소녀들의 '성장'이 보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 굳이 찾자면 수녀원장이 새로운 독립적인 여성상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사건 진행과 해결에 관해서는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약간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조금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나키스트의 테러를 저지하려는 부분이 그랬다. 다른 사건인 실종된 소녀를 찾는 부분은 그 뒷사정이 어느정도 짐작되긴 했다. 약간 뻔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추리하게 되는 사건'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고 다음 책이 궁금한 것은 여전하다. 이 시리즈의 프라이니에게 끌리는 건 아니지만 다른 인물들 중에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아서 계속 읽고 싶은 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