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정지우/이경 출판사

애니메이션에는 인간도 있고 삶도 있고 생활도 있고 꿈도 있고 사랑도 있고 그리고 철학도 있다.

시대를 담고 있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고 서정적인 애니메이션을 풀어서 설명하면서 그 안에 담긴 철학사상을 조목조목 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을 예로 들며 독특하고 깊이 있게 인문학을 더하였다.

애니메이션 원피스는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는 공동체의 삶을 보여주지만 실은 지극히 개인적인 각자의 욕망대로 움직인다.

작가가 말하길 근대에는 공동체의식이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거기에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얻었다면 현대에는 그런 소명의식이나 희생정신보다는 각자 자신의 욕망에 맞춰 움직이는 개인주의 시대라는 것이다.

원피스의 각 인물은 같이 해적왕이 되기 움직이지만 그 안의 인물들 각자는 자신의 욕망이나 꿈이 다르다.

사회학자 바우만은 그래서 현 시대를 ‘액체의 시대’라고 하여 유동성을 강조하였다.

사람들이 영상과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은 그 안에서 인간과 삶에 대한 커다란 공감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삶에 지치고 꿈도 잃어버린 사람들이 하루의 고단함을 마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을 때 비록 자신은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리만족으로 그 꿈을 꾸고 싶지 않겠는가.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캐릭터나 혹은 공감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 인물을 통해서 카타르시스도 느끼고 자신의 마음도 돌아보며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공감’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나 드라마 소설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바로 이 공감을 하기 때문에 자꾸 빠져드는 게 아닐까.

나는 단지 내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만 풀어내지는 않았는지 반성이 되었다.

내가 얼마나 진실하고 얼마나 절실하며 또 캐릭터에 얼마나 빠져있느냐에 따라서 그 인물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기본적인 정보를 나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고 싶어하고 공감받고 싶어한다. 현대의 개인적인 시대에 들어서서 이러한 인간의 묙망은 더욱더 커졌다. 나는 어떤 이야기에 공감하고 싶은지, 어떤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지,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다시금 돌이켜보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을 예로 들며 철학사상까지 더하니 정말 나에게 시간처럼 소중한 보물이었다.

이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품에 두었다가 가끔씩 꺼내 읽어 무디어지고 나의 생각에 틀에 갇혔을때 다시금 나를 일깨우는데 꼭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