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오백년 집권의 비밀은 무엇일까?

 

 

세계에서 대한민국처럼 부모님들의 학구열이 높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부모님들의 마음이야 다들 똑같겠지만 가끔 가다가는 학원 세 네개는 기본으로 다니는 아이들이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과만 중요시하고,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고, 능력보다는 학연, 지연에 치중하는 이 사회가 변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학구열은 계속해서 높아져만 갈 것이고, 그 학구열이 나중에 가서는 대한민국 사회의 큰 병폐가 되어서 우리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안보고도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에도 지금처럼 학구열이 불탔을까?

대답은 신분적인 차이로 국민 모두가 공부할 수는 없었지만 조선시대 왕가의 학구열도 대단했다는 것이다.

곧, 왕이 될 세자를 위해서는 서연(書筵, 세자에게 경사經史, 경서經書와 사서史書를 익히게 하여 유교적인 소양을 쌓게 하는 교육)이라는 교육제도가 있었고, 왕이 된 후에는 경연(經筵, 신하들과 함께 경전과 역사를 익히고, 시국에 대하여 공부하는 교육)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그리고 왕이나 세자가 아니더라도 왕이 되지 못한 왕족이라면 종학(宗學)에서 글과 학문을 배우도록 했으니 조선시대 왕가의 학구열도 지금보다 높았으면 높았지 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조선시대 왕가의 공부법은 지금과는 다르게 지知, 덕德, 체體의 전인적 공부법이었다는 것이다.

왕이 될 세자는 지식을 암기하고 외우는 주입식 교육을 넘어서 ‘대화와 문답‘이라는 공부법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논리정연하고 체계적으로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 공부했고, 그 결과를 월 3회 정기적으로 치르는 시험인 회강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평가해 볼 수 있었다. 거기에 부모와 어른을 섬기는 예절은 물론 벗이나 아랫사람을 대하는 방법과 같이 올바른 인성을 깨치는 교육도 함께 받았으며, 활쏘기, 말타기, 격구 등의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다졌으니 이것이야말로 지, 덕, 체의 전인적 공부법이 아니겠는가? 고3 수험생에게 체육과목은 사치가 되어버린 지 오래고, 대학교 입시에서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지정한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보면서 그저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선비는 반드시 여섯 가지 재주, 즉 육예六藝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육예란 예절禮과 음악樂, 말타기御, 서예書, 수학數, 그리고 활쏘기射를 말한다.

태조 이성계는 뛰어난 활솜씨를 자랑하던 신궁이었다. 홍건적과 왜구 등 외적과 싸울 때면 귀신같은 활솜씨로 몰려오는 적을 물리쳤다. 이성계가 왜구와 싸울 때, 왜구 장수 아기발도가 온몸에 갑옷을 두르고 있어서 화살이 들어갈 틈이 없자, 이성계는 투구를 묶은 끈을 화살로 쏘아 맞혀 떨어뜨린 다음, 드러난 이마에 화살을 쏘아 사살한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본문 91~92쪽 中)

 

대한민국 교육은 지금 큰 병을 앓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대학입시제도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갈피를 못잡고 있고, 대학만 들어가면 된다는 마음으로 국어, 영어, 수학에만 매진하는 학생들의 지적 불균형은 상당히 심각하다. 그리고 대학엘 들어가면 또 다시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대학수업보다는 취업시험에 열중하는 악순환을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의 왕들이 지.덕.체의 미덕을 갖춘 전인교육을 목표로 오백년이라는 긴 세월을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조선시대로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가서 세자와 왕들이 했던 전인교육을 밴치마킹이라도 해야 한다. 더 늦는다면 대한민국 교육, 아니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더는 기대할 수 없을 테니까.......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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