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있는 동산에도 올라가기 싫어하던 제가

아이들 둘을 앞세우고 에베레스트 산을 다녀왔습니다.

눈과 얼음이 흐르는 빙하도 지나고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세차게 부는 눈보라를 맞기도 했지요.

한 발 한 발 다녀오다 보니 숨이 차네요.^^

하하하!!

<세상의 꼭대기 에베레스트에 오르다>를 읽고나면

모두들 이런 기분에 빠질 것 같아요.

그림책을 통해 에베레스트에 관한 갖가지 상식을

접하고 나니 뭔가 새로운 문화적 충격에 휩싸인 느낌이네요.

한 여름에 차가운 겨울 나라에 간 것만큼이나 신선하고 상큼하군요.

에베레스트에 대해서는 그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만 배웠는데

그리고 그 산을 오르는 게 힘든 일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산꼭대기 부분에 죽음의 지대가 있으며

산악인들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바로 눈사태라는 것까지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백과사전이라도 되는 듯 에베레스트의 생태를 자세하게 설명해 놓은 점도

이 그림책의 장점입니다. 백과 그림책이라고 이름붙이고 싶네요.

사진의 정교함과 그림의 부드러움을 함께 녹여낸

작가의 콜라주 기법의 그림에도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나저나

이 책을 읽고 나더니 초등학교 3학년 큰 아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에베레스트에 대해 아는 척 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에베레스트에는 크레바스가 있대요.

-혹시 고산병이라고 아세요?

그런데 작은 아이는 인간적인 질문을 자꾸 던지네요.

-엄마, 에베레스트에 올라가다 죽는 사람도 있어? 그렇다면 왜 올라가?

그래서 궁색하나마 이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너도 엄마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자꾸만 정글짐에 올라가잖아.

 떨어지다 다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줘도 자꾸 올라가고 싶지?

 이 사람들도 그런 거야. 힘든 일일 수록 도전하고 싶은 거란다.

제법 고개를 끄덕이는 게 도전에 대해 이해한 모양입니다.

에베레스트의 신비한 매력과 사실을 자세하게 전달해주는 책.

인간의 도전에 대해 보여주는 책.

자연과 인간을 아이와 함께 생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