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었다.

 

 이유는 없다.

 

 김진명의 소설은 다 재미있었는데, 내가 집중을 하지 않았던 까닭일까. 『황태자비 납치사건』이나 『천년의 금서』는 정말 뜻깊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왜 『1026』은 이럴까.

 이상하다.

 

 하지만 역시 김진명 작가식의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다.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베일에 가려져 있는 미스테리한 악당(약속은 꼭 지키는), 그리고 결말에 다가갈수록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특히, 이번 소설은 미국과 한국 사이의 관계까지 다루고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인물이 등장했고, 그들 중 일부는 너무 비중이 떨어지거나 일찍 죽어서 혼란스러웠다. 케렌스키, 제럴드 현, 제임스, 홀리건, 필립 최, 이런 인물들을 다 외우기에는 내 머리가 부족한 것이다. 박정희 암살의 진실을 해명하기 위해 카지노(이 부분은 김진명의 『카지노』 맛보기인 것 같았다)까지 간 주인공 이경식을 반기는 필립 최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결말에 대해 말하겠다.

 

 어찌 보면 그것은 당연할 것이다. 한 명의 주인공이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라서....... 더 이상 그가 개입할 영역이 아니고, 김진명 작가 개인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라서...... 이건 나라의 문제이자 민족의 문제이지 그 혼자만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경식이 그를 찾아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김진명 작가 컬렉션이 아직 남았고, 안 읽은 작품도 있기에 뭐라고 단정할 수 없다. 심지어 컬렉션에 없는 『카지노』와 『고구려』는 아직 읽지도 않았다. 그러니, 아직은 아니다. 어쨌든 이번에는 재미없었다.

김진명, 1026